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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C랩 1기가 만든 ‘스마트 깔창’, 뉴욕 양키스도 반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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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안에 있는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서 솔티드 조형진 대표(왼쪽)와 김대성 이사가 스마트 인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안에 있는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서 솔티드 조형진 대표(왼쪽)와 김대성 이사가 스마트 인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스마트 인솔(깔창) 업체인 솔티드의 조형진(36) 대표는 입사 4년 만인 지난 2015년 ‘그 좋다’는 삼성전자에서 퇴사했다. 조 대표가 반도체 설계도 대신 손에 든 것은 스마트 깔창이었다. 창업 7년 차다. 솔티드는 지난해 미국·유럽 업체와 350만 달러(약 39억원) 공급 계약을 했고, 40억원이 넘는 투자 유치도 받았다.

깔창 창업 ‘솔티드’ 조형진 대표 #발바닥 압력 측정, 골퍼 등 스윙 분석 #25만원 고가에도 1만개 이상 팔려 #아마존서도 히트, 미·유럽서 주문

솔티드가 만든 스마트 인솔은 운동화나 구두 등 어느 신발에나 깔 수 있는 깔창이다. 깔창에 센서를 넣어 걷거나 서 있을 때 발바닥의 압력 분포를 측정하고, 걸음걸이의 문제점 등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스마트 인솔을 깐 골프화를 신고 스윙을 하면 발바닥에서 힘을 주고 있는 부분이 진한 색으로 표시돼 백스윙 때 체중이 반대편으로 이동하는지, 발뒤꿈치에 체중이 실리는지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다. 개당 24만9000원인데, 현재까지 1만 개 이상 팔렸다. 아마존·네이버 등 온라인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판매 중이다. 지난해엔 아마존에서 하루에만 600개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선수 훈련용으로 쓰겠다며 뉴욕 양키스 등 미국 프로야구단에서 공급 계약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조 대표는 “세상에 없는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한다는 것이 솔티드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 C랩 1기 출신이다. C랩은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2012년 말 삼성전자가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다. 매년 직원들에게 창업 아이디어를 받은 뒤 4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아이템을 선정한다.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1년간 현업에서 떠나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로 만들면서 창업 기회를 얻는다.

삼성 측은 “한 해 평균 1000여 건의 아이디어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는 직접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사업에 대한 확신이 선 직원에게 5억원 안팎의 창업 지원금을 제공한다. 그동안 52개 스타트업이 독립했고, 182명이 창업에 참여했다. 현재 C랩에선 1300여 명이 319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스타트업을 꾸려 퇴사했어도 5년 안에 재입사할 수 있다.

한인국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센터장(상무)은 “우수한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도록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창업가정신이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재입사 제도도 추가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창업을 망설일 때 ‘넓은 세상을 보고 오라’며 지원해준 회사에 고맙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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