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 Review] 2년 뒤엔 주식양도세 폭탄? 내년 말 종가에 달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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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직장인 김모(49)씨는 삼성전자 주식 6000주가량을 갖고 있다. 투자 원금은 3억원 정도이고 투자 수익률은 60% 이상이다. 6년째 삼성전자 주주인 그는 2~3년가량 더 보유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2023년부터 주식을 팔아 이익을 내면 금융투자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생각이 복잡해졌다. 김씨는 “(주식 양도) 차익이 2억원만 돼도 세 부담이 엄청 크다. 내년까지 주식을 정리해야 하는 건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2023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
매매차익 5000만원 이상 과세
취득가와 내년 말 종가 중에서
유리한 쪽 기준으로 세금 매겨

주식평가액 10억 넘으면 대주주
연말까지 일부 팔아야 절세효과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는 없는 세금을 내야 하므로 헷갈린다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정부가 세법 개정 방향을 여러 차례 수정했던 것도 투자자들의 혼란을 더했다. ‘세금 폭탄’을 맞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상장주식 팔 때 양도세 부담 변화 사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상장주식 팔 때 양도세 부담 변화 사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3년부터 주식을 사고팔아 얻은 이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금융투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주식 양도소득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는 25%의 세금(지방소득세 별도)을 물린다.

투자자들이 가장 헷갈리는 부분은 주식의 양도차익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소액주주인 A씨가 올해 주식 1억원어치를 샀는데 내년 말에는 2억원으로 올랐고 2023년에는 2억5000만원에 팔았다고 가정하자. 이때 A씨는 금융투자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A씨의 금융투자 수익을 계산할 때 실제로 주식을 취득한 가격과 내년 말 종가(의제 취득가액) 중에서 유리한 쪽으로 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소득세의 시행을 앞두고 세금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주식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한 가지 더 살펴보자. 지난해 5월 주식 2억원어치를 산 소액주주 B씨가 있는데 2023년 5월 4억원에 팔았다고 가정하자. 이때 B씨의 양도차익은 2억원이다. 만일 내년 말 종가를 고려하지 않고 금융투자소득세를 매긴다면 B씨가 내야 하는 세금은 3000만원이다. 양도차익 2억원에서 기본공제액(5000만원)을 뺀 1억5000만원에 세율 20%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말 종가에 따라선 B씨는 금융투자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낼 수도 있다. 내년 말 종가로 계산한 B씨의 주식 투자액이 3억5000만원이 넘는 경우다. 그러면 B씨의 주식 양도차익은 5000만원 이하로 줄어든다. 여기에 기본공제액을 빼면 과세 대상 소득은 0원이 된다.

다만 B씨의 투자 종목과 매도 시점에 따라 증권거래세는 내야 할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코스피 시장에선 매도 금액의 0.08%, 코스닥 시장에선 매도 금액의 0.23%를 증권거래세로 내야 한다. 2023년에는 코스피 시장의 증권거래세는 폐지한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증권거래세를 유지하되 세율은 매도 금액의 0.15%로 인하한다.

소액주주가 아닌 대주주라면 얘기가 많이 달라진다. 대주주는 2023년 이후 주식의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내년 말 종가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목당 보유액이 10억원을 넘거나 종목별 지분율이 1%(코스닥 종목은 2%) 이상이면 대주주에 해당한다. 대주주를 판단하는 기준일은 직전 사업연도 말이다. 예컨대 C씨가 특정 종목(12월 결산 상장사)의 주식 8억원어치를 갖고 있는데 올해 말 평가액이 10억원을 넘으면 대주주로 분류한다. 이런 경우에는 주식을 언제 팔든지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당초 기재부는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보유액 3억원으로 낮추려고 했다. 하지만 여론 악화를 우려한 여당과 청와대가 10억원 유지 방안을 밀어붙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종목별 보유액이 3억~10억원인 투자자는 21만 명이다.

김예나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은 투자자들은 올해 말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지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종목의 주식 평가액이 10억원을 넘을 것 같다면 올해 말까지 일부를 팔아 10억원 아래로 낮추는 게 절세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대주주가 아닌 소액주주로 인정받으면 내년에 주식을 팔 때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2023년 이후에 주식을 팔 때는 내년 말 종가를 기준으로 주식 양도차익을 계산할 수 있다.

황의영 금융팀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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