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건강한 가족] 초기 자궁내막암, 호르몬 요법 1년 이상 했더니 임신도 가능

중앙일보

입력 2021.06.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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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병원리포트]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대연·박정열·이신화 교수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는 1년 이상 약물치료를 해도 치료 효과가 줄지 않고, 임신 능력(가임력)도 보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평균 나이 33세 환자 51명 연구
37명은 암 완전히 없어져
9명은 실제로 임신에 성공"

 자궁내막암은 착상한 수정란에 영양을 공급하는 자궁내막(체부)에 생기는 암이다. 늦은 결혼과 출산, 과체중·비만 인구 증가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만 15~34세 여성 암 환자 중에서는 다섯 번째로 환자 수가 많다.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는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 대신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황체 호르몬을 조절하는 ‘프로게스틴’ 성분의 약물을 쓰면 배란이 억제돼 자궁내막 조직이 안정되고, 암세포도 억제할 수 있다.

 다만 이런 호르몬 요법의 장기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1년 이상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로 치료해도 암이 없어지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줄고 오히려 암이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분석 연구는 없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대연·박정열·이신화 교수팀(부인암 팀)은 호르몬 요법으로 자궁내막암을 치료했지만, 암이 남은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약물치료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가임력 유지를 위해 ‘프로게스틴’ 성분의 약물로 1년간 치료를 받은 자궁내막암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평균 5개월 동안 약물치료를 추가로 실시하면서 정기 검사로 암 진행 여부를 살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33세로 임신을 위해 모두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재발해도 추가 치료로 암 없애

연구결과, 전체 환자 10명 중 7명 이상(51명 중 37명)은 임신이 가능할 정도로 암이 완전히 없어졌다.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동안 암이 진행해 자궁을 뗀 환자는 한 명에 불과했다. 약물치료로 암이 없어진 후 다시 재발한 환자는 12명으로, 이 중 8명은 추가로 약물치료를 실시한 결과 다시 암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상 약물치료를 받고 임신에 성공한 환자는 9명이었다. 암이 없어진 환자 중 가장 오랫동안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의 치료 기간은 약 92개월이었다. 책임연구자인 김대연 교수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가 자궁내막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가임력 보존이 남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초기에 발견된 자궁내막암은 수술하지 않고도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효과가 없거나 재발 위험도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사를 받고 주치의와 꾸준히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부인암 분야의 국제학술지 ‘미국부인종양학회지’에 최근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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