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카페인·탄수화물 탐닉서 탈출? 초기 금단 현상 극복이 첫걸음

중앙일보

입력 2021.06.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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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적신호 일상 속 중독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끊기 힘든 행동 1~2개쯤은 있다. 술·담배는 대표적인 중독물질이다. 의존도가 심할수록 의지만으로 끊기 힘들어진다. 요즘 직장인의 일상을 파고든 중독은 카페인과 탄수화물이다. 집중도를 높이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준을 넘어 먹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이런 물질을 깊이 탐닉하면 건강은 직격탄을 맞는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필요할 경우 적절한 치료와 함께 금단 현상을 잘 다스려야 한다. 중독 물질로부터 멀어지는 요령을 오늘부터 실천해 보자.

카페인 커피 섭취량 1~2주간 서서히 줄여야

"카페인 과다 섭취 땐 부작용 심각
탄수화물 많이 먹으면 비만 위험
알코올, WHO 지정 1급 발암물질"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기분을 좋게 하거나 인지 능력과 전체적인 운동 수행 능력을 높여준다. 졸음을 유발하는 아데노신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각성 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카페인의 체내 반감기는 일반 성인 기준 3~10시간으로 이런 효과는 일시적이다. 그러다 보니 의존도가 높아져 자주, 더 많은 양의 카페인을 찾게 된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불면증이나 불안감, 위산 과다, 심박 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어른보다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는 이런 반응이 더 민감하게 나타나는 데다 칼슘·철분 흡수를 방해해 성장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카페인 섭취를 갑자기 줄이면 두통·피로·구역질을 호소하고 산만함·우울감·예민함이 심해진다. 이런 금단 증상은 카페인 섭취를 중단한 12~24시간 이내에 나타나고 1~2일 심해지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시기를 잘 버티려면 갑자기 중단하기보다 섭취량을 1~2주에 걸쳐 서서히 줄여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고유의 맛은 느낄 수 있으면서 카페인이 대부분 제거된 디카페인 음료와 혼용해 마신다. 또 카페인 함유량을 낮추기 위해 커피는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내에 추출한 것을 마시고 티백도 짧게 우려낸다. 카페인 하루 권장 섭취량은 소아청소년 체중 1㎏당 2.5㎎ 이하, 성인 400㎎ 이하다. 카페인은 커피나 녹차·홍차 외에도 초콜릿·아이스크림·과자·청량음료 등 다양한 식품에 들어 있다. 무심코 먹다가 하루 권장 섭취량을 넘기기 쉬우므로 평소 식품에 함유된 카페인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 정제 가공식품은 피하고 통곡류 먹기

음식도 술·담배처럼 중독될 수 있다. 충분히 먹었어도 계속 먹고 싶은 욕구가 들어 과식하게 된다. 특히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의 음식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중독성이 강하다. 특히 탄수화물(단순 당)처럼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내리는 음식일수록 쾌락 중추를 자극하는 속도가 빨라 중독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탄수화물 중독이 내장 지방과 비만 발생률을 높여 결국 대사 이상이나 심혈관 질환의 단초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단순 당이 가미된 음식을 먹지 않으면 두통·짜증·무기력감·우울감 등 금단 증상으로 힘들어 다시 음식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이 당기지 않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운동·취미 등 만성 스트레스를 해소할 나만의 방법을 찾는다. 쾌락 중추의 욕구를 다른 데에서 충족하면 음식 탐닉을 줄일 수 있다. 의지대로 식욕을 조절하는 시도 역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설탕·액상과당·트랜스지방이 들어간 정제 가공식품은 피하고 흰 밀가루 음식 대신 통곡류를 먹으며 가급적 싱겁게 먹어야 한다. 그 자리는 닭가슴살·달걀·두부·생선·해산물·살코기·회 등의 단백질 음식을 양껏 먹어 채운다. 먹는 방법도 바꿔 본다. 배고플 틈이 없도록 하루에 네 끼를 먹는 식이다. 혈당이 떨어지는 주기인 4시간 간격으로 먹으면 몸이 긴장하지 않고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어 탄수화물 섭취량과 식욕을 조절하기 쉽다. 이렇게 4주 정도 식욕을 다스리는 노력을 하면 뇌가 환경 변화를 인지하고 몸을 바꾸기 시작한다.

니코틴 흡연일기로 욕구 파악, 3분 참기부터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니코틴 의존성, 다른 하나는 습관이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뇌에 작용해 도파민이나 뇌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함으로써 중독을 유발한다. 금연을 시도하면 니코틴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아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기침이나 가래, 갈증, 졸림, 소화 장애, 두통, 집중력 장애, 우울, 식욕 증가와 같은 다양한 증상으로 괴로워한다. 흡연자는 화장실 갈 때, 식사 후, 술 마실 때, 스트레스 받을 때 등 특정 상황에 부닥치면 저절로 담배에 손이 간다. 오랜 학습을 통한 행동이다.

 금연하려면 니코틴 금단 증상을 이겨내고 오래된 습관에서 탈피하는 수밖에 없다. 금단 증상은 흡연 중단 3일째 가장 심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완화한다. 이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가벼운 산책하기, 운동하기,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물 자주 마시기, 심호흡하기 등을 실천하면 도움된다. 목·혀가 아프거나 따끔거릴 땐 얼음물 마시기와 양치질, 소화 장애가 나타날 땐 섬유소 식단으로 증상을 조절해 본다. 흡연 습관을 버리려면 행동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흡연을 유발하는 상황을 스스로 찾아 메모하면서 인지한다. 흡연일기를 써 어떤 상황·감정일 때 흡연했는지 파악해 항상 염두에 둔다. 강렬한 흡연 욕구는 계속될 것 같지만 3분 정도가 고비다. 이땐 주스·차를 마시거나 껌·사탕 먹기, 전화 통화하기 등 기분 전환에 도움되는 행동으로 순간적인 니코틴 욕구를 떨쳐낸다. 불시에 흡연 욕구가 생기지 않도록 필히 흡연 장소나 흡연자와 거리를 둔다.

알코올 술·술집 눈에 안 띄게, 취미생활 집중

알코올은 마시자마자 혈류로 들어가 약 10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난다. 혈중알코올농도가 증가할수록 감정 억제가 잘 안 되고 말이 어눌해지며 운동 장애가 발생한다. 기억력과 집중력에도 손상을 입는다. 과도한 음주가 위험한 건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뿐 아니라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성분으로 뇌·신경·소화기·암 질환 발생과 관련이 있다. 장기간 습관적으로 과음한 사람은 이를 중단하면 손 떨림, 식은땀, 불면 등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환청, 환시, 발작 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절주하려고 노력하지만 계획한 음주량을 항상 초과하는 사람은 금주에 나서야 한다. 금주가 힘든 이유는 음주로 몸과 뇌에 변화가 생긴 데다 강한 음주 욕구를 참기 힘들고 끊을 경우 심리적 두려움이 밀려와서다. 따라서 유발 요인→갈망→음주 단계의 길목을 차단해야 한다. 음주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요인이 뭔지 파악해 이를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술집 많은 거리나 단골 가게에 갔을 때 항상 술 생각이 났다면 이 공간에 가지 않고, 홈술이 문제면 집에 술을 두지 않는 식이다. 술에 대한 갈망은 30~90초

가량 지속한다. 이럴 땐 술 생각을 의식적으로 멈추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복식호흡이나 샤워로 몸과 정신을 이완하거나, 실내에 있다면 밖으로 나가거나 노래를 듣는 식으로 생각을 환기한다. 금주를 시도한 뒤부턴 배우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등 음주를 대신해 몰두할 것을 찾는다.

도움말=권길영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참고 도서: 『음식 중독』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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