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피해 본격화…자동차 생산 지난해 수준으로 뚝↓

중앙일보

입력 2021.06.13 15:39

업데이트 2021.06.13 17:42

반도체가 잘나가던 자동차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지난달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갔다. 반도체 부족 문제는 이번 달부터 다소 풀릴 전망이지만, 완벽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생산 9개월만 최저

국내 자동산 생산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내 자동산 생산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은 25만627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생산 차질을 빚었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지난해 8월(23만3357대)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자동차 생산은 세계적 경기 회복에 힘입어 3월(33만3848대)과 4월(32만3644대) 두 달 연속 30만 대를 넘겼다. 하지만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진 여파에 지난달 20만 대 중반으로 다시 떨어졌다.

5월 자동차 총생산 중 수출용 차량(15만894대)은 전년보다 57.5% 급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5월 자동차 수출(9만5400대)이 전년보다 57.6% 급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상 회복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 5월(22만6096대)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내수용 차량 생산은 지난달(15만1699대) 전년 대비 10.1% 줄었다. 개별소비세 인하로 지난해 국내 차량 판매가 많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적거나 많아 나타나는 통계 착시)가 컸다.

“반도체 부족에 2만5000대↓”

반도체 수급난에 멈춰선 현대차 아산공장. 연합뉴스

반도체 수급난에 멈춰선 현대차 아산공장. 연합뉴스

지난달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부족이다.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자 국내 업체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가 차질을 빚은 생산 물량은 약 2만5000대가량”이라고 했다.

반도체 부족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한국GM 부평·창원 공장은 지난달 내내 차량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한국GM은 코로나19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산 업체 중 유일하게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3%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반도체 수급난에 지난달 일시적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는 울산 3공장(5월17·18·20일), 울산 4공장(5월6~7일), 울산5공장(5월17~18일), 아산공장(5월24~26일)에서 길게는 3일까지 휴업을 했다. 기아도 소하리2공장(5월17~18일)이 반도체 부족으로 이틀간 가동을 중단했다.

반도체 부족 연말까지 간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있어 단기적으로 최악의 고비는 넘긴 상태다. 미국과 유럽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최근 생산량을 예년 수준으로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전세계 생산 70%를 생산하는 대만 TSMC도 증산 물량을 이번 달 말부터 본격 공급한다.

실제 반도체 부족으로 가장 큰 생산 차질 겪은 한국GM 부평·창원 공장은 이번 달부터 가동률을 50%에서 100%로 끌어올렸다. 현대차·기아 반도체 수급도 하반기 갈수록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하지만 완전한 회복은 올 연말까지도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반도체 부족 불안에 물량을 더 확보하려는 업체 가수요가 붙은 데다 반도체 공급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수요가 늘어도 실제 생산량이 이를 맞추려면 6개월가량 걸리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장안동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서울 장안동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반도체 수급난이 길어지면서 소비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고차 거래 전문업체 AJ셀카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시세는 전월 대비 평균 6.1%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부족에 신차 출시가 늦어지면서 그만큼 중고차 가격이 올랐다. 중고차 가격은 상승은 신차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진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고차 가격이 오른 만큼 자동차 업체들이 기본 옵션을 줄이거나 원래 해줬던 할인을 폐지하면서 실질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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