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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 성난 지역 민심, 평면 환승으로 못 달래는 까닭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6.13 05:00

업데이트 2021.06.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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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검단시민연대가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앙일보]

김포검단시민연대가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앙일보]

 강갑생 교통전문기자의 촉: 환승 저항

 '평면 환승'.

 지역 요구와 달리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가 '김포~부천'(김부선)으로 대폭 축소된 뒤 김포·검단 주민의 반발이 거세자 국토교통부가 강조한 보완책 중 하나가 평면 환승입니다.

 물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과 연계해 일부 D 노선 열차를 여의도나 용산까지 직결 운행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지만, 운행 편수가 많지 않을 전망이어서 D 노선 이용객의 상당수는 환승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환승은 말 그대로 목적지로 가기 위해 특정 교통수단에서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는 걸 말합니다. 버스 ↔버스, 버스 ↔지하철, 지하철 ↔지하철 등 다양한 형태로 횟수도 최소 한 번에서 많게는 두세번씩 환승하기도 하는데요.

 GTX-D 승객, 대부분 환승 불가피  

 대부분 환승을 위해선 길을 건너거나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 번거롭고 시간도 더 걸리는 게 일반적입니다. 환승 불편을 가급적 덜어주기 위해 도입된 방식이 바로 평면 환승입니다.

 주로 지하철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말 그대로 환승을 위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내린 승강장 바로 맞은 편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탈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평면환승 개념도. [자료 서울시]

평면환승 개념도. [자료 서울시]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도 없고, 맞은편으로 몇발 자국만 옮기면 되니 기존 환승보다 시간도 단축되고 불편도 상당히 덜어진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김포공항역(공항철도, 서울지하철 9호선), 금정역(국철 1호선,4호선)에서 이 방식을 운용 중입니다.

평면 환승, 시간과 불편 많이 줄어  

 국토부는 GTX-B와 D가 만나는 부천종합운동장역에 평면 환승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공항철도 계양역 등 김포·검단 지역에서 출발해 갈아타게 될 역의 환승 체계도 간소화할 방침인데요. 환승이 편해지면 이용객의 불편도 덜어질 거란 취지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환승 저항( transfer resistance)' 입니다. 한마디로 갈아타는 데 발생하는 시간적, 심리적 저항을 의미하는데요.

자가용 이용율이 여전히 높은 건 환승 저항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자가용 이용율이 여전히 높은 건 환승 저항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실제로 환승이 귀찮아서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가 수십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는데도 자가용 수송 분담률이 여전히 40%를 넘는 건 이런 이유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환승 저항' 무마하기엔 역부족

 버스나 지하철로 환승할 때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집에서 출발해서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부선' 논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평면 환승을 도입하더라도 서울까지, 그것도 강남까지 한 번에 가고 싶은 욕구를 무마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타고 있던 열차에서 내려서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을 이겨내긴 어렵다는 건데요.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리고 강남까지 직결을 요구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편하게 통근하고 싶다는 희망 역시 크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출근하려고 몰려든 주민들. [중앙일보]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출근하려고 몰려든 주민들. [중앙일보]

 물론 지역에서 원한다고 모두 직결할 수는 없습니다. 예산도 많이 들고, 애초 구조적으로 직결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평면 환승만 해도 사전에 설계단계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도입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가능하다면 환승 대신 직결 고려  

 또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보자면 인구가 많다는 이유로 수도권에만 많은 돈을 쏟아부을 수도 없는 고민이 있을 겁니다. D 노선이 김부선으로 축소된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외곽지역에서 도심까지는 가능하다면 가급적 빠르게 직접 연결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국 런던에서 크로스 레일을 건설하고, 프랑스 파리와 외곽지역을 급행철도인 RER이 운행하는 것도 다 유사한 이유입니다. 공급자 적 마인드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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