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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신 직접 묻은 아이들…인도, 코로나19로 고아 수천명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16일 인도 뉴델리의 한 폐쇄된 상점 앞에서 아이들이 쉬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16일 인도 뉴델리의 한 폐쇄된 상점 앞에서 아이들이 쉬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도에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가 1700명 이상이고, 7400명 이상은 부모 중 1명을 잃었다는 집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인도 국가 아동권리 보호 위원회를 인용해 1742명의 아이가 코로나19로 부모를 잃었고, 7464명은 부모 중 1명을 잃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도에서 코로나19 감염 및 사망자 수가 수십만명에 달하는 만큼 부모를 잃은 아이들의 실제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가디언은 인도 동부 비하르주(州)에 사는 14살 아이 니티쉬 쿠마르의 사연을 알렸다. 니티쉬 쿠마르는 지난 5월7일 16살·12살짜리 남매와 함께 직접 코로나19로 숨진 어머니의 시신을 뒤뜰에 묻었다.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보다 먼저 코로나19로 숨졌다.

니티쉬 쿠마르는 14살의 나이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쿠마르는 “제 최우선 과제는 공부를 계속하기보다 남매를 위해 음식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하르주에 사는 또 다른 12살 아이는 홀어머니에 의해 길러졌지만, 지난달 어머니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다. 이 아이는 8살 동생을 돌볼 유일한 가장으로 남게 됐다.

당국과 아동보호단체는 코로나19로 고아가 된 아이들이 생계위협뿐만 아니라 인신매매의 위험에 놓여있다고 지적한다. 한 단체 관계자는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고아가 된 아이들은 인신매매에 가장 취약한 먹잇감이 된다”며 “아이들이 저소득층, 하위 계층일수록 덫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인도 당국은 정부 운영 쉼터로 아이들을 데려오고, 인신매매 등에 대한 감시에 나섰다. 그런데도 수많은 아이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방치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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