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아세요, 증여세 5년 간 나눠 내는 ‘연부연납’을

중앙일보

입력 2021.06.12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83)  

하씨는 지인이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 많은 증여세는 어떻게 다 냈을까 싶었다. 하씨도 자녀에게 증여할 생각으로 대략 증여세를 계산해 보았는데, 자녀가 모아 놓은 자금으로는 증여세를 낼 수 없을 것 같아 그동안 증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씨와 같이 증여받은 자녀가 증여세를 낼 자금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증여세를 나눠 천천히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상속·증여세, 최장 5년 동안 할부 납부 가능

자녀가 증여세를 낼 수 있을 만한 목돈을 모아 놓지 못해 하씨와 같이 증여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녀가 증여세를 낼 만한 자금을 모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연부연납’을 활용하면 증여세를 한꺼번에 내지 않아도 되고 최대 5년간 나눠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꾸준한 소득만 있다면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증여하는 것도 좋다.

갑작스럽게 부동산 등을 상속 또는 증여받았는데 세금으로 낼 현금이 부족한 경우 세금 납부를 위해 그 부동산을 급매로 처분해야 한다면 납세자에게 심각한 손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배려해 세금을 조금씩 나누어 낼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연부연납 제도의 취지이다. 따라서 주택이나 상가와 같은 부동산을 증여받는다면 연부연납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부연납’을 활용하면 증여세를 최대 5년간 나눠서 낼 수 있다. 자녀에게 꾸준한 소득만 있다면 이 제도를 활용해 증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 pixabay]

‘연부연납’을 활용하면 증여세를 최대 5년간 나눠서 낼 수 있다. 자녀에게 꾸준한 소득만 있다면 이 제도를 활용해 증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 pixabay]

물론 증여세를 내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매달 내야 하는 이자도 부담될 뿐 아니라 요즘은 대출 자체도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자녀가 내야 할 증여세를 증여자인 부모가 대신 내 준다면 그만큼 또 증여로 보아 증여세가 추가로 추징되므로 세부담이 훨씬 더 커지게 된다. 따라서 증여세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다거나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차라리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자녀가 본인 소득으로 조금씩 나누어 내게끔 하는 것이 좋다.

연부연납을 신청하면 최대 5년까지 나눠 내는 것이 가능하다. 상속·증여세가 2000만원이 넘을 경우에만 연부연납을 신청할 수 있는데 먼저 세금의 6분의 1을 내고, 나머지 6분의 5는 1년에 한 번 6분의 1씩 향후 5년간 할부로 세금을 낼 수 있다(단, 1회당 최소 1000만원 이상 납부해야 함). 만일 상속·증여세가 3억원이라면 신고 기한 내에 먼저 6분의 1인 5000만원을 내고, 나머지 2억5000만원에 대해서는 1년에 한 번씩 5000만원을 5년간 할부로 내면 된다.

연부연납 이자율, 1.8%에서 1.2%로 인하

연부연납은 상속·증여세 신고 기한까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신청할 때 납세보증보험증권이나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세금을 천천히 내는 만큼 일정한 이자도 내야 한다. 이러한 연부연납 이자율이 1.8%였다가 2021년 3월 16일 이후부터는 1.2%로 인하되었다.

금융기관 대출금리에 비해 이자 부담도 훨씬 가볍다 보니 상속·증여세를 낼 만한 자금이 있더라도 일부러 연부연납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여유자금은 가급적 수익률이 좋은 곳에 투자하거나 운용하고, 상속·증여세는 연부연납을 통해 낮은 금리로 천천히 내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연부연납 이자율이 최근 계속 내려가고 있는데. 그 이전에 연부연납을 신청한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 마치 변동금리처럼 인하된 이자율이 적용될 수 있을까? 연부연납 신청이 2016년 2월 5일 이전이었다면 매년 변경된 이자율이 자동으로 적용되지만, 그 이후에 신청했다면 고정금리처럼 신청일 현재의 이자율이 5년 동안 적용되도록 규정되어 있어 지금처럼 이자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불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행히 지난 2020년 2월 11일 이후 연부연납을 신청하는 경우라면 변동금리처럼 매년 변경된 이자율이 자동으로 적용된다. 가령 2020년 2월에 증여받은 후 신고기한인 5월에 연부연납을 신청할 당시의 이자율은 1.8%였지만, 올해 5월에 2회차를 납부할 때는 변경된 이자율인 1.2%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문제는 2016년 2월 5일부터 2020년 2월 11일 사이에 연부연납을 신청한 경우다. 원칙적으로는 인하된 이자율이 적용되지 않고 마치 고정금리처럼 연부연납 신청 당시의 높은 이자율이 계속 적용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인하된 이자율을 적용받고 싶다면 반드시 기한 내에 미리 세무서에 신청해야 한다. 신청기한은 연부연납 분할 납부기한이 속하는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두 달 이전까지이며, ‘상속·증여세 연부연납 가산금의 가산율 변경 신청서’를 작성해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 만일 이러한 신청을 기한 내에 하지 못했다면 처음 연부연납 신청 당시의 높은 이자율이 계속 적용된다. 물론 신청 여부를 불문하고 자동으로 인하된 이자율을 일괄적으로 적용해 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그만큼 요즘은 더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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