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대 퇴직연금으로 노후 대비? 경쟁 없는 시장서 운용사만 배불렸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06.12 00:35

업데이트 2021.06.12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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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호 01면

[SPECIAL REPORT]
봉급쟁이 울리는 퇴직연금

2.27% 대 9.49%. 퇴직연금 제도를 운영 중인 한국과 미국의 투자 수익률(2013~2019년 7개년 연평균) 차이다. 한국은 지난해에도 2.58%에 그쳤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와 별 차이가 없다. 우리의 노후 대비책 중 하나인 퇴직연금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됐을까.

미국 등 선진국은 퇴직연금을 국민 노후 보장에 적극 활용 중이다.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은 확정기여(DC)형 또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위주의 시장을 만들고 금융사(퇴직연금 운용사) 간 치열한 상품 경쟁을 벌이도록 했다. 하지만 한국은 2005년 퇴직연금 도입과 함께 안전성은 있지만 기대 수익률이 낮은 확정급여(DB)형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다(지난해 DB형 비중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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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최후 보루인 ‘퇴직금’만은 안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수익률이 쥐꼬리다. DB형의 수익률은 연 1%대다. 255조5000억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의 절반 이상이 고스란히 은행 금고 안에서 잠만 자고 있는 것이다. 1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고용주(사용자)인 회사와 직장인 상당수는 퇴직연금을 투자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그런데도 운용사는 꼬박꼬박 수수료를 떼 간다.

보다 못한 정치권이 개인이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운용사가 알아서 퇴직연금을 굴릴 수 있는 ‘디폴트 옵션’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안전성과 수익률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답보 상태다. 연금자문회사인 웰스가이드의 배현기 대표는 “회사나 금융권에 맡겨만 놓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갖고 운용해 노후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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