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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위, 암호화폐 위험 가중치 1250% 부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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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호 14면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국제 은행감독기구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바젤위원회)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최고 위험 자산으로 분류하면서다.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비트코인의 최근 반등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은행, 투자액 만큼 자본금 쌓아야 돼 #비트코인 투자·운용 어려워질 듯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젤위원회는 암호화폐를 최고 위험 자산 등급으로 분류하고, 암호화폐에 1250%의 위험 가중치를 부과하는 지침을 마련해 제안했다. 바젤위원회는 이에 대해 9월 10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은행들이 보유한 자산군의 위험도에 따라 별도의 위험가중치를 매기고 있다. 자산의 가치에 위험가중치를 곱한 후, 최소 자기자본비율(8%) 이상의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

위험가중치가 1250%이면, 은행이 100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살 때 100달러(=100×1250%×8%)의 자본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은행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요인이 줄어든다. 위원회는 “암호화폐의 경우 금융을 불안정하게 하고 은행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며 “은행들이 암호화폐를 보유하려면 이런 위험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자본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가 실제 도입되고 시행되면 은행 입장에선 암호화폐 직접 투자나 관련 투자 상품 운용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는 다만 주요 통화와 연계된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부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JP모건체이스는 비트코인이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켜졌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의 약세 전망의 근거는 선물과 현물 간의 가격 역전 현상인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다. 백워데이션은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다는 건 현물가격의 고평가를 의미한다. JP모건은 “비트코인에 백워데이션 현상이 일어난 건 약세장(bear market)으로 전환하는 신호”라며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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