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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경력 만든 위조의 시간”…『조국의 시간』 꼬집은 검찰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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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호 15면

“‘위조의 시간’에 (자녀들의) 허위 경력이 만들어졌습니다.”

조국·정경심 부부, 나란히 법정에 #“학폭 피해 아들 시험 잠깐 도와줘” #재판부, 조민씨 25일 증인으로 불러

검찰이 11일 피고인 신분으로 나란히 법정에 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수감) 동양대 교수 부부의 범행을 놓고 이같이 꼬집었다. 조 전 장관이 최근 『조국의 시간』이란 책을 발간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을 우회 비판한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는 이날 조 전 장관 부부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 대해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했다. 공판 갱신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절차로, 앞선 공판인 지난 11월 이후 재판부 판사 3명이 모두 교체돼 열린 것이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인 정 교수는 구치소에서 호송차를 타고 법원으로 이송됐고, 조 전 장관은 자가용 승용차를 운전해 법정에 나왔다. 두 사람은 법정에서 서로 눈을 마주쳤을 뿐 길게 대화하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설명했고, 변호인은 “법정에서는 공소사실에 준하는 용어를 말하며 차분히 재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맞섰다. 조 전 장관측은 아들 입시비리, 사모펀드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증거인멸, 딸 입시비리 및 노환중 장학금 뇌물수수 등과 관련해 단 하나의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아들의 조지워싱턴대학 온라인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준 혐의에 대해서는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였다는 점을 내세웠다. 조 전 장관측 변호사는 “공소사실에서 보면 온 가족이 아이 성적에 매달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처럼 표현돼 있지만 아들이 2011년 학폭 피해 후유증으로 교우들과 교류하지 못해 스터디를 같이 할 사람이 없었다”며 “정 교수는 남은 두 번의 시험을 스터디원들을 대신해 잠깐 도와준 것”이라고 변호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기본 의견을 들은 뒤 검찰 측이 신청한 조 전 교수의 아들과 딸에 대한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사가 “법률적인 문제 외에도 자녀들의 정신적인 상황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달라”고 재차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증언거부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일단 소환한다”는 기본적 방침을 변경하지 않았다. 이에 서울대 인권법센터 관련 심리가 이뤄지는 이달 25일 오전 10시 딸 조민씨를 증인으로 부른다.

오원석·고석현·이수정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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