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32살차' 이준석에 "큰 일 하셨다…우리나라 변화 조짐"

중앙일보

입력 2021.06.11 17:15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G7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G7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을 출발하기 직전인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아주 큰 일을 하셨다. 훌륭하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헌정 사상 처음으로 유력 정당의 ‘30대 대표’가 탄생한 것과 관련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며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이 대표는 36세다. 68세인 문 대통령과는 32년의 차이가 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국면이라 당 차원이나 여의도 정치에서는 대립이 불가피하더라도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는 만큼 정부와는 협조해 나가면 좋겠다”며 적극적 소통과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당부에 이 대표는 “협치의 모델을 잘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방역 문제에는 국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같이 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진심을 담아 통화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문 대통령 역시 정치 개혁과 쇄신을 늘 강조해왔기 때문에 여야를 떠나 이 대표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 발언 내용을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내부 회의에서도 이 대표와 관련된 언급이 적지 않았을 만큼 문 대통령도 야당 전당대회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조만간 이 대표와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여야 5당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여ㆍ야ㆍ정 협의체’를 3개월 단위로 정례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철희 정무수석이 다음 주 초 국회를 방문해 이 대표에게 직접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협치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구체적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이 수석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 대해 “단단히 준비된 사람으로, 저렇게까지 성장하는 것에 대해 놀랐다”며 “다른 정당에도 자극이 되는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에서는 특히 이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것이 다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야당으로서 국정에 협조할 부분이 있다면 그 또한 야당의 역할”이라고 말한 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2012년 5월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이준석 현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목을 베는 내용의 패러디 만화를 페이스북에 링크를 건 것과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 뉴스1

2012년 5월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이준석 현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목을 베는 내용의 패러디 만화를 페이스북에 링크를 건 것과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 뉴스1

한편 문 대통령은 이 대표와 통화한 직후 G7 정상회담 등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이 대면 다자외교 무대에 나서는 것은 2019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정상회의 이후 18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11∼13일(현지시간) 2박 3일간 영국에서 G7 확대 회의 3개 세션에 참석한다. 이 기간 영국, 호주, 유럽연합(EU)과의 양자 회담 일정도 잡혀있다. 이어 오스트리아(13~15일)와 스페인(15~17일)을 국빈방문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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