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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여군 "죽고싶다" 오열에 "상담관 퇴근했다"는 軍헬프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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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헬프콜센터. [사진 박용한]

국방헬프콜센터. [사진 박용한]

성범죄 피해를 당한 공군 여성 장교가 국방부의 자살예방 상담센터인 ‘국방헬프콜’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내일 다시 전화하라”는 황당한 답변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11일 YTN 보도에 따르면 공군 대위 A씨는국방헬프콜에 전화를 걸어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다고 호소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지정된 상담관이 퇴근했으니 내일 다시 전화하라는 말이었다.

A씨는 자신의 성범죄 피해 후유증을 진료해 준 국군수도병원 의사 B씨에게 성폭력을 당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시 A씨는 울면서 이야기할 곳이 여기밖에 없다고 하자 상담사는 “어떤 도움을 드려야 하느냐”며 오히려 반문했다.

또한 A씨가 “그냥 알아서 자기 힘으로 살아야 하냐. 죽고 싶으면 죽어도 되냐”고 말하자 상담사는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기가 선택하고 결정한다. 상담관이 어떻게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 건가”라고 몰아붙였다.

통화 후 A씨는 “몸담았던 조직에서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이제 혼자라는 생각만 든다”며 “(공군 이 모) 중사님 사건을 보니까 비슷한 마음이었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군인 등 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B씨에게 징역 10년 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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