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신 잘맞는 동네에 1억 준다…공짜 건강검진 경품도 채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10일 국립부산과학관에 백신 접종자에게 무료입장 혜택을 준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입장 때 접종확인서와 신분증을 매표소에 제시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송봉근 기자

10일 국립부산과학관에 백신 접종자에게 무료입장 혜택을 준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입장 때 접종확인서와 신분증을 매표소에 제시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송봉근 기자

에버랜드 35%, 캐리비안 베이 40% 할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와 기업들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나섰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백신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로나19 전의 일상회복을 앞당기려는 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모양새다.

입장료 할인·백신 휴가·경로당 개방 등도

경남 고성군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전체 260여개 마을 단위로 사전예약률을 집계해 우수마을 10곳에 총 10억원의 숙원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또 우수마을 경로당에는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100만원 상당의 물품과 운영비를 지원한다. 접종을 마친 군민을 대상으로 매월 추첨해 1000만원 상당의 경품도 줄 계획이다.

고성군, 접종 우수마을에 10억원 지원 

이런 인센티브 덕분인지 지난 3일 마감된 고성군의 60~74세 백신 접종 예약률은 87.8%(대상자 1만3040명 중 1만1453명 접수)를 기록했다. 이는 경남 전체 평균 예약률(80.2%)과 전국 평균(80.7%)보다 높다.

에어부산은 11일부터 7월 15일까지 백신 접종자에게 유료인 부산-김포·울산-김포 노선의 앞 좌석과 비상구 좌석을 백신 접종자에게 무료 제공한다. 제주노선(제주-부산·김포·울산)에선 수하물을 우선 받을 수 있는 ‘수하물 우선 처리 서비스’도 한다.

경기도 수원시의 한 미용실에 붙어 있는 '인센티브 사업’ 안내문. 백신접종증명서를 보여주면 미용료를 할인해 준다. [사진 수원시]

경기도 수원시의 한 미용실에 붙어 있는 '인센티브 사업’ 안내문. 백신접종증명서를 보여주면 미용료를 할인해 준다. [사진 수원시]

경기지역 이·미용업, 외식업소도 할인

국립부산과학관은 지난 8일부터 성인 기준 3000원(청소년 2000원)인 상설전시관의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접종 확인서와 신분증을 매표소에 제시하면 무료입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영환 과학관장은 “이제 곧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인센티브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부산 BN그룹은 계열사 임직원(800여명)에게 백신 접종 당일 유급휴가를 주고 있다. 대전의 한 골프장은 1차 이상 접종자에 한해 생맥주나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자치단체들도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대구시는 백신 접종자에게 ‘건강검진권’ 등 경품을 선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대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의 입장료를 받지 않고, 오월드(동물원)와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경기 관람료를 20% 할인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도 시립박물관·미술관의 무료관람에 이어 영화의 전당·문화회관 등의 관람료 할인을 검토 중이다.

전국 백신 접종 인센티브

전국 백신 접종 인센티브

“입장료·이용료 할인, 선거법 위반 아냐”

경기 용인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1차 접종만 해도 자유 이용권 구매시 에버랜드 35%, 캐리비안 베이와 한국민속촌 40% 할인 혜택을 준다. 용인시 관내 23개 공영주차장 이용료도 20% 할인한다. 수원·성남·파주·광명·안산시 등은 산하 체육·관광시설은 물론 참여 의사를 밝힌 미용·외식 업소 등에서 할인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정부 지침(백신 접종 등)에 따라 주요 공공시설의 입장·이용료 할인과 면제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10일 오전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앞쪽)과 실버 방역단원들이 오는 21일 개방을 앞둔 남구 문현2동 심상경로당에서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10일 오전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앞쪽)과 실버 방역단원들이 오는 21일 개방을 앞둔 남구 문현2동 심상경로당에서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순창군, 8명 이상 단체관광객 교통편 제공

정부는 최근 하루 접종자가 70만~80만명까지 늘면서 10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결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을 1회 이상 실시한 사람이 10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현재 절반 가까이 접종한 60대 이상 고령자의 경우 상반기 안에 80% 접종도 가능하다고 본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자 일부 자치단체는 일찌감치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8명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 교통편과 체험·숙박비를 지원하는 전북 순창군이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 20명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만 혜택을 주던 순창군은 8명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도 익산역·남원역·광주송정역·순천역·광주공항 등 기차역과 공항까지 ‘힐링투어 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전세버스로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는 버스비 일부를 지원한다.

순창군은 코로나19 와중에도 올해 처음으로 전주 한옥마을과 순창 강천산을 연계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4명의 소규모 개별 관광객에게는 1일 체험비 최대 1만원, 숙박비 1인당 1만원씩 지원한다.

하동군과 지역 관광업체는 지난 7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용료 할인 업무협약을 했다. [사진 하동군]

하동군과 지역 관광업체는 지난 7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용료 할인 업무협약을 했다. [사진 하동군]

하동 레일바이크 50% 할인…해외관광객 유치도 시동 

경남 하동군은 옛 경전선 북천역~양보역 레일바이크와 금남면 금오산 짚 와이어 탑승자에게 이용료 50%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켄싱턴리조트와 비바체 리조트 이용자에게는 향후 3개월간 숙박료 30%를 깎아준다.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는 지자체·기업도 있다. 부산시는 코로나19 후 열릴 중화권과 베트남 등의 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영상물을 제작해 홍보한다. 지난 9일 필리핀 전문 유튜버 ‘제시카 리’ 영상을 시작으로 4개 영상을 만들어 각 인플루언서 채널과 부산 관광 포털 ‘비짓 부산’ 등에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에어부산은 오는 9월부터 부정기편으로 괌 노선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자의 일상회복을 돕기 위한 자치단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부산 남구는 장기 휴관 중인 지역 173개 경로당을 오는 21일부터 개방한다.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나거나 2차 접종까지 마친 어르신에 한해서다.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검은 마스크 쓴 이)이 오는 7월 1일 관내 146개 경로당 개방을 앞두고 지난 8일 경로당의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 북구]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검은 마스크 쓴 이)이 오는 7월 1일 관내 146개 경로당 개방을 앞두고 지난 8일 경로당의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 북구]

“방역심리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 우려도

일각에선 “자칫 ‘백신 인센티브’ 영향 등으로 방역심리가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신 접종 속도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도 전국의 유흥주점·요양기관·기업체 등에서의 일상감염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서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집단면역이 이뤄진 게 아니고 변이바이러스에 의한 돌파 감염 우려도 있어 접종자와 비 접종자를 철저히 구분해 인센티브를 주거나 마스크 미착용 같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고성·대전·대구·순창·경기=황선윤·위성욱·김방현·김윤호·김준희·최모란 기자  suyohw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