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공 챙긴 국민연금 직원 절반이 반년 만에 떠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11 05:00

업데이트 2021.06.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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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민연금공단에서 세종시 신사옥 이전으로 ‘특공’(주택 특별공급)을 받은 임직원 중 절반이 6개월 안에 근무지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 세종에서 근무하던 직원들까지 특공을 받은 사실도 확인돼 논란이 번질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도 세종시 신사옥 이전으로 특공을 받은 직원 절반 이상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퇴직했다.

대전·세종→세종 옮기며 107명 받아
그중 68명, 근무지 옮기거나 퇴직

2018년 12월 14일 세종시 어진동 국민연금공단 세종지사에서 한 민원인이 고객상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2018년 12월 14일 세종시 어진동 국민연금공단 세종지사에서 한 민원인이 고객상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9일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대전지역본부와 세종지사를 통합해 세종시에 대전세종지역본부를 신설하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의 주택 특별공급 대상 기관에 선정됐다. 자료에 따르면 대전세종지역본부 소속 81명, 세종지사 소속 11명, 세종 콜센터 소속 15명 등 총 107명의 임직원이 특공을 받아 공단에서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권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중 39명만 5월 현재까지 대전세종지역본부와 세종 콜센터에 근무 중이었다. 나머지 68명은 근무지를 옮기거나(65명) 퇴직(3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임직원들이 신사옥에 입주한 지 6개월 안에 근무지를 떠난 데 대해 정치권에선 “특공을 투기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전세종지역본부는 지난해 11월 개소해 입주를 시작했다. 당시 행복청은 국민연금에 “주택 입주일 이전에 특공 대상자 자격을 상실할 것으로 명확히 판단되는 사람은 당첨자로 선정될 수 없으니 (특공)확인서 발급에 철저를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의원실 관계자는 “주택 입주일 이전에만 대상자 자격을 확인하고, 특공을 받은 뒤에 바로 떠난 직원들은 감시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존에 세종에서 근무하고 있던 임직원들까지 세종 신사옥 이전으로 특공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 세종지사는 원래 세종시 어진동에 있었는데, 통합 신설된 대전세종지역본부(세종시 아름동)와 도보로 40여분 떨어진 곳이다.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세종지사 소속 직원 가운데 11명이 특공을 받았다. 앞서 국민연금 대전지역본부가 있던 대전시 탄방동도 세종시 신사옥에서 직선거리가 20여㎞밖에 안 되는 인접지역으로 드러나 ‘꼼수 특공’ 논란이 일었다.

다만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전국단위 지사를 운영 중인 조직”이라며 “직원들이 순환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근무지를 옮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경우엔 162명이 세종시 신사옥 이전으로 특공을 받았는데, 역시 절반 이상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영세 의원실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2018년 7월 대전지역본부와 세종지사를 세종시로 통합 이전해 대전충청지역본부를 신설하면서 주택 특공 대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대전지역본부 소속 145명, 세종지사 소속 17명이 특공을 받았다. 그러나 5월 현재 이중 절반이 넘는 82명이 다른 근무지로 이동(73명)하거나 퇴직(9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영세 의원은 “세종시에 정착해 업무에 집중해 달라는 게 애초 특공 제도의 취지였는데, 특공만 받고 근무지를 바로 떠나는 투기수단으로 전락해 매우 안타깝다”며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대한 국민 불안이 큰 만큼 특공의 불법성은 없었는지 국정조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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