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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면세시장 맹추격…한국 면세한도 2000달러로 올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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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은 규제를 개선해 면세산업 굴기를 본격화하고, 2023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 건설 등 해외 여행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주요 시장인 동시에 경쟁자로 그 위상이 바뀌고 있다.”

‘국내 면세점 산업 변화와 과제’ 포럼 #“온라인 면세품 해외 판매 허용해야”

주요국가 면세한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요국가 면세한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갑 한국면세점협회장은 10일 “한국 면세산업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주변국과의 시장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면세점 산업의 변화와 과제’ 포럼에서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 면세산업이 위기라고 한목소리로 진단했다. 한국 면세시장 규모는 2019년에 24조원으로 세계 1위였지만,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5조원으로 급감했다. 이 기간 세계 2, 3위 면세업체인 한국의 롯데와 신라는 매출은 30%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의 CDFG는 세계 면세 기업 중 유일하게 성장(8.1%)하면서 1위에 올랐다. 이날 발제에 나선 면세 전문지 ‘무디 데빗 리포트’의 마틴 무디 회장은 “한국 면세산업이 어려운 상황에도 선방한 것은 꽤 고무적이지만 중국과의 격차가 줄고 있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 역시 “하이난성 등이 한국 면세점 주요 고객인 중국 관광객을 흡수하면서 한국 면세 및 관광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난성의 올해 면세점 매출은 전년보다 80% 증가한 100억 달러, 2025년엔 4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주요 면세점 매출액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전세계 주요 면세점 매출액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날 토론회에선 8년째 600달러(약 67만원)인 면세 한도 상향, 세계 유일 규제인 구매 한도(5000달러) 조정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재호 교수는 “국민소득 증가율을 반영해 면세 한도를 2000달러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김형곤 세종대 교수는 “해외직구가 일상화됐고 세금 징수 안전장치도 있는 만큼 구매 한도를 폐지하거나 전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재필 숭실대 교수는 “국산품과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서도 해외 거주 외국인에 대해 온라인 면세품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재식 관세청 보세산업지원과장은 “해외거주 외국인 온라인 역직구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고용진 의원은 “한국 면세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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