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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사측 제안 거부…쟁의 준비 돌입”

중앙일보

입력

삼성디스플레이노조원들이 지난달 18일 오후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제2캠퍼스 정문앞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임금협상 교섭해태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삼성디스플레이노조원들이 지난달 18일 오후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제2캠퍼스 정문앞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임금협상 교섭해태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10일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파업을 포함한 쟁의 준비를 위한 세부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대책위가 다음 주 중에 쟁의 방법과 기간, 시점을 결정하면 곧바로 쟁의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삼성그룹 최초의 파업 사례가 된다.

노조 연석회의서 ‘쟁의대책위원회’ 수립 #“다음 주중 쟁의 방식·기간·시점 구체화” #무노조경영 폐기 후 ‘첫 파업’ 위기감 고조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한국노총 아산지역지부에서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동안 집행부·대의원 연석회의를 열었다. 앞서 9일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진이 노조 측의 임금 협상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임협이 최종 결렬되자 연석회의가 소집됐다.

3개월 협상 벌였으나 격차 못 좁혀 

그간 노조는 지난해 실적 호조 등을 근거로 임금 기준 인상률 6.8%와 별도의 성과 인상률을 적용하고, 성과급 산정 기준을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할 것 등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기준 인상률 4.5%가 포함된 평균 임금 7.5% 인상’이라는 기존 안을 고수했다.

올 2월 시작한 임협이 노사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다 3개월 만인 4월 27일 결렬된 바 있다. 이어 지난 9일 재개된 임협 대표 교섭에서 노조 측은 “사측의 제시안에 따라 쟁의행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노조는 이미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노사분쟁 조정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등으로 비상경영 상황이라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할 수 없다”며 “대안으로 노조와 인사팀의 합동기구를 설치해 노동 조건과 환경 개선 활동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갈등 일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갈등 일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노조 쟁의대책위 구성…재교섭 여지 남겨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이날 연석회의를 통해 “사측의 최종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최종 의결하고, 대책위를 중심으로 쟁의 행위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노조 측은 쟁의 행위와 별개로 사측이 노조의 눈높이에 맞는 ‘최종안’을 다시 가져올 경우 재교섭의 여지가 있다고도 밝혔다.

노조가 택할 수 있는 쟁의 행위는 피켓 시위나 시설물 점거, 태업·파업 등 다양하다. 업계에서는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기보다는 피켓 시위 등 낮은 수위로 시작해 사측이 태도 변화에 따라 조정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노조의 한 관계자는 “대책위가 위원장 1명과 4명의 부위원장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는데, 모두 강경 성향”이라며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4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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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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