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육아휴직 끝나고 1년 뒤 급여 신청했다면 받게 될까

중앙일보

입력 2021.06.10 13:00

[더,오래] 김용우의 갑을전쟁(37)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자녀 맡길 곳을 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조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마음에 맞는 돌봄 선생님이 있다면야 다행이지만, 그마저도 어려운 경우는 부모 중 한쪽이 일을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육아휴직’ 제도인데요. 육아휴직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휴직으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남녀고용평등법)’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육아휴직 전 6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는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부부 중 한 명만 육아휴직이 가능했지만, 2001년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된 후부터는 부부 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는 지금도 흔치 않은데요. 이 때문인지 몇 년 전 한 대기업이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기로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맞벌이 부부 모두 한 자녀를 위해 육아휴직을 한다면 총 2년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습니다. 육아휴직 기간은 1년 이내이고,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 등의 불리한 처분을 할 수 없으며, 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합니다.

육아휴직 전 6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는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2001년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된 후부터는 부부 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사진 unsplash]

육아휴직 전 6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는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2001년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된 후부터는 부부 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사진 unsplash]

국가는 고용보험이 가입되어 있고 180일 이상의 육아휴직을 부여받은 근로자에게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합니다. 일반적으로 육아휴직 급여는 최초 3개월까지는 월 통상임금의 80%(상한 150만 원, 하한 70만 원), 나머지 기간은 월 통상임금의 50%(상한 120만 원, 하한 70만 원)를 지급하되, 이중 75%는 휴직 기간에 매월 지급하고 나머지는 육아휴직 종료 후 사업장에 복귀해 6개월 이상 근무한 경우 합산해 일시불로 지급합니다.

육아휴직은 한 자녀 당 1년 이내에 2회에 한정해 최대 3회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종전까지는 2회까지 나눠 쓸 수 있었는데, 법이 개정돼 지난해 12월 8일부터는 총 3회에 나누어 쓸 수 있게 됐습니다. 한 자녀 당 4개월씩 총 3번에 걸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꼭 한 달 단위로 끊어 사용할 필요도 없습니다. 총 3회의 한도 내에서 며칠을 나누어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 대상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2월18일부터 3월17일까지, 4월9일부터 10일까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육아휴직을 분할 사용한 경우라면 총 30일의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광주고등법원 2020. 5. 8 선고 2019누12509).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에는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경우 육아휴직 급여를 휴직이 끝난 이후 1년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회사의 인사팀이나 회계팀에서 친절히 안내해주겠지만, 영세한 사업장은 사업주를 기대하지 말고 근로자가 직접 챙겨야 합니다. 그런데 육아휴직 급여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고용보험법 제107조 제1항). 그래서 휴직이 끝난 후 3년 안에만 청구하면 되는지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최근 13명의 대법관은 치열한 논의 끝에 이 문제를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리했는데요(대법원 2021. 3. 19. 선고 2018두47264 전원합의체 판결).

육아휴직 급여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영세한 사업장에서는 별도의 인사팀이나 회계팀이 없기 때문에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직접 챙겨야 한다. [사진 unsplash]

육아휴직 급여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영세한 사업장에서는 별도의 인사팀이나 회계팀이 없기 때문에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직접 챙겨야 한다. [사진 unsplash]

어린 자녀를 둔 A씨는 2014년 12월 30일부터 2015년 12월 29일까지 1년간 육아휴직을 하고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17년 2월 24일 지방고용청에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자 지방고용청은 위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을 근거로 지급 기간이 지났다면서 육아휴직 급여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A씨는 지방노동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노동청장의 손을, 2심은 A씨의 손을 각각 들어주었습니다. 1심은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을 강행규정으로, 2심은 훈시규정으로 각각 본 것입니다. 훈시규정으로 볼 경우 설사 이 규정을 위반하더라도 효력에는 영향이 없게 되지만 강행규정으로 본다면 이를 위반한 것은 효력이 없게 됩니다.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2심과 달리 이를 강행규정으로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해 되돌려 보냈습니다. 다수 의견의 논리는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의 ‘신청하여야 한다 ’는 규정은 문언상 강행규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3년의 소멸시효는,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한 후 고용청의 지급 결정이 있게 되면 그때부터 3년이 적용된다고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5인의 반대 의견 또한 만만치 않았는데요.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을 훈시규정으로 보고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고 했습니다. 반대 의견은 육아휴직 제도는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그 유연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는 점과 위 3년이 소멸시효 규정을 우선해 봐야 한다는 것을 근거로 했습니다. 대법원에서 강행규정으로 본 이상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입장에서는, 육아휴직을 시작한 1개월 후에 바로 신청해서 매월 일정액을 지급받는 편이 안전할 듯 보입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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