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업체도 비트코인 123억원 어치 뜯겨…"해커들, 서비스업 노려"

중앙일보

입력 2021.06.10 12:14

세계 최대 정육업체 중 하나인 JBS가 해커들에게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후 1100만 달러의 '몸값'을 보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정육업체 중 하나인 JBS가 해커들에게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후 1100만 달러의 '몸값'을 보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던 세계 최대 정육업체 JBS가 해커들에게 1100만 달러(약 123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몸값’으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JBS, 해커들에게 약 123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보내
앞서 '랜섬웨어 피해' 송유관 기업도 440만 지급해
"해킹 타깃이 병원·운송·식품업체 등 필수 산업으로"

JBS의 미국 자회사 JBS USA 대표인 안드레 노게이라는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JBS에 의존하는 식당과 식료품점 그리고 농부들이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고 JBS 공장이 더는 혼란을 겪지 않기 위해 몸값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커들에게 돈을 보내는 건 매우 고통스럽지만, 고객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며 “멈췄던 JBS 공장들이 다시 가동된 뒤 돈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JBS USA는 지난달 31일 “북미와 호주의 IT시스템이 조직적인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면서 랜섬웨어 공격 사실을 공개했다. 이 여파로 미국 내 육류 공급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JBS의 공장 상당수가 가동을 멈췄다.

JBS USA는 이튿날인 1일 “운영을 멈췄던 대다수 공장이 내일부터 다시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몸값 지불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WSJ와의 인터뷰에서 해커들에게 대가를 지불했다고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노게이라는 9일 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JBS는 랜섬웨어 공격을 인지한 직후 몸값을 요구하는 해커들의 메시지를 확인했다”면서 “JBS는 백업 데이터로 공장을 다시 가동했지만, 우리 기술 고문들은 해커들이 또 다른 공격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과 공급업체, 직원들의 정보가 손상되지 않았다고 자신했고, 복구 과정에서 어떤 위험도 감수할 수 없어 해커들과 협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최근 기업들의 운영 시스템을 인질로 수백만 달러를 요구하는 랜섬웨어 공격이 있다”면서 “JBS에 대한 공격도 이런 행태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어 “해커들이 과거 은행이나 보험사 등 정보가 많은 산업을 주로 공격했다면 최근에는 병원, 운송업체, 식품업체 등 필수 서비스 산업으로 공격 타깃을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에는 미국 거대 송유관 회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러시아 소재 해킹 집단인 ‘다크사이드’로부터 랜섬웨어 공격을 당했다. 당시 파이프라인 가동이 약 6일간 멈추며 지역 비상사태 선포까지 이어졌다. 추후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측은 해커들에게 440만 달러의 몸값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사이버 보안업체인 팔로 알토 네트워크에 따르면 해커 집단이 랜섬웨어 공격 후 요구하는 대가는 지난해 평균 31만 2000달러로, 직전 해보다 약 2배 높아졌다. 또 다른 사이버 보안업체인 파이어아이는 지난 2일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공급망과 교통수단, 물류는 특히 랜섬웨어 공격에 취약하다”며 “이런 요충지(chokepoint)에 대한 공격은 파장이 커서 성급한 몸값 지급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JBS 해킹을 주도한 단체를 러시아 소재 해커 집단인 ‘레빌(Revil)’로 파악하고 있다. 2019년 4월에 활동을 시작한 레빌은 주로 랜섬웨어를 이용해 사용자의 컴퓨터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기업들과 사용자에게 돈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지난해 뉴욕의 한 로펌을 해킹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문서를 확보했다며 4200만 달러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엔 애플 제품을 제조하는 대만의 콴타(Quanta)를 해킹해 애플의 제품 설계도 일부를 공개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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