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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주물럭" 콧대 높던 中 기업, 고개숙인 이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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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3, 4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이 같은 성적을 낸 배후에는 징둥, 타오바오, 핀둬둬, 티몰 등의 주류 전자상거래가 존재한다. 그러나 사실 눈부신 성적표를 낸 대상은 따로 있다.

모두가 변두리 전자상거래라고 여기는 웨이핀후이(唯品會, VIP SHOP)다. 한국인에겐 타오바오, 징둥보다는 익숙지 않은 기업일 거다.

ⓒ웨이핀후이

ⓒ웨이핀후이

2008년 설립된 웨이핀후이는 패션, 뷰티, 해외 직구에 특화된 B2C 쇼핑몰이다. 특히 유명 브랜드 상품을 할인해서 파는 온라인 명품 할인점으로 유명하다. 이들 기업은 설립 4년 만에 뉴욕거래소에 상장될 정도로 성장세가 매섭다.

주목할 점은 여타 전자상거래와 다르게 웨이핀후이는 라이브 방송도, 초대형 쇼핑 페스티벌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 그럼에도 이들은 조용히 왕좌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웨이핀후이

ⓒ웨이핀후이

지난 5월 19일, 웨이핀후이가 발표한 2021년 1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284억 위안(약 4조 9495억 원), GMV(상품 판매액)는 461억 위안을 기록했다.

총이익은 56억 위안(약 9,7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7 % 증가했으며 총이익률은 19.7%로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서 비교적 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웨이핀후이의 활성화 사용자 수가 458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게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엔 주가도 저점을 돌파하며 100% 이상 오른 최대 45달러에 도달했으며 시가총액은 2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웨이핀후이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웨이핀후이는 설립 당시 "유명 브랜드 상품 할인 판매"를 내세우며 출범했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명품 브랜드 할인 + 기간 한정 구매 + 정품 보증". 동시에 상품과 서비스 품질에 초점을 맞추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해당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큰 신뢰감을 주었고 꾸준히 사용자 수와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다.

ⓒ바이두

ⓒ바이두

이후 인터넷과 모바일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전통적인 전자상거래의 개념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각축전이 벌어진 것이다. 더우인, 콰이서우, 샤오홍슈와 같은 콘텐트형 전자 상거래 플랫폼의 출현으로 업계의 경쟁은 팽팽해졌다.

대다수 전자상거래 업체는 IT 기술을 접목해 고객 정보와 구매 정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확보에 나섰다.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라이브 방송이나 초대형 쇼핑 페스티벌도 함께 선보였다.

ⓒ웨이핀후이 홈페이지 캡처

ⓒ웨이핀후이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웨이핀후이는 트렌드에 따르지 않았다.  

IT 기술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옛것'을 고수했다.
패션 잡지 편집인, 유명 MD를 수천 명 고용해 판매 전략을 세웠다. 정량화된 통계보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전문가 집단의 선택이 정확하다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여전히 전 세계의 트렌디한 제품을 엄선하고 브랜드를 발굴해내고 있다.

또 초대형 쇼핑 페스티벌에 참가하지 않고 이들만의 '이벤트'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6.18 쇼핑축제나 광군절(光棍節), 솽스이(雙十一)와 같은 판촉활동은 한정된 가격 전쟁이다. 소비자들이 일정 기간 쇼핑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것보단, 특별 할인된 가격을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길 바랐다”는 게 웨이핀 후이의 입장이다.

ⓒ웨이핀후이

ⓒ웨이핀후이

따라서 웨이핀후이는 매일 10시와 20시에 500개 이상의 정품 브랜드 특가 판매를 진행하고 최대 90% 할인을 3일의 제한 시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이런 혁신적인 운영 형태는 수만 명의 충성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었다.

또 웨이핀후이는 올 초 "프리미엄 브랜드 특별 판매"로 포지셔닝을 업그레이드했다. "엄선된 명품 + 초특가 세일 + 한정 시간 특가"를 운영 모델로 삼아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겠다는 입장이다.

ⓒ웨이핀후이

ⓒ웨이핀후이

그러나 최근 웨이핀후이가 제풀에 꺾인 모양새다.  

콘텐트형 전자 상거래가 부상하고, MZ 세대가 주류 소비 계층으로 등장하면서 웨이핀후이의 입지가 줄고 있다. MZ 세대의 소비습관과 행동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르다. 웨이핀후이가 고수하던 특별 판매 전략이 새로운 소비자들에겐 먹히지 않는다.

이에 웨이핀후이도 핸들을 꺾었다. 광고, 마케팅 비용에 엄청난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 1분기 마케팅 비용에만 13억 위안(약 2267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무려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텅쉰스핀

ⓒ텅쉰스핀

늘어난 마케팅 비용은 주로 고객 확보 및 유치와 관련된 광고 활동에 대한 투자에 쓰였다.

중국 제몐에 따르면 최근 ‘웨이핀후이를 열고 내 스타일의 제품을 찾으세요’라는 광고 문구가 많은 중국 웹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다. 웨이핀후이는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징둥, 핀둬둬 등 경쟁 전자상거래 업체보다 뒤처지는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두 갈무리

ⓒ바이두 갈무리

업계 전문가들은 “MZ 소비자와 전자 상거래 모델의 성숙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웨이핀후이가 원래 전략을 고집한다면 시대의 힘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향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웨이핀후이도 이젠 온고지신의 자세를 가져야 할 때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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