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들개로 변한 유기견 만나면 뒷걸음질로 벗어나세요”

중앙일보

입력 2021.06.10 11:14

지난 2019년 3월 충북 제천시 청전동 주택가를 배회하던 검은색 맹견. 소방당국은 당시 신고 접수 10여분 만에 유기견을 포획해 동물보호센터에 인계했다. 뉴시스

지난 2019년 3월 충북 제천시 청전동 주택가를 배회하던 검은색 맹견. 소방당국은 당시 신고 접수 10여분 만에 유기견을 포획해 동물보호센터에 인계했다. 뉴시스

“야생들개로 변한 유기견과 마주칠 경우 소리 지르거나 뛰는 등 개를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마세요.”
경기도 파주시가 시민들에게 야생들개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파주시는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야생들개(유기견)에 대한 대대적인 ‘포획 작전’에 나서기로 하면서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10일 “최근 경기 남양주시에서 유기견에 물려 50대 여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데다 지역 내 주요 등산로 주변 등에서 야생들개 출몰이 잇따르고 있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시, 대대적 ‘유기견 포획 작전’

지난달 22일 오후 3시 25분쯤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 야산 입구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A씨(59·여)를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목 등을 개에 물린 A씨는 심폐 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로 확인됐다. A씨는 이날 지인을 만나러 이 지역을 방문했다가 혼자 있는 도중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119대원들은 A씨를 공격한 것으로 보이는 대형견을 인근에서 발견해 마취총을 쏴 포획했다.

경기 남양주시 대형견 습격 사망사건 현장에서 50대 여성을 물어 숨지게 한 대형견. 뉴시스

경기 남양주시 대형견 습격 사망사건 현장에서 50대 여성을 물어 숨지게 한 대형견. 뉴시스

파주시에서만 매년 유기견 700마리 구조  

파주시는 시민들이 유기견으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점 및 신고방법 등을 담은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한다. 또 유기견 포획 전문가를 포함한 ‘유기동물 포획단’을 긴급 구성해, 체계적으로 유기견을 구조·관리한다. 파주에서는 매년 유기견 700여 마리가 구조되고 있다. 올해도 지난 3월 말 기준 유기견 191마리가 구조됐다.

포획단은 주로 유기견이 자주 나타나는 등산로, 공원, 야산 주변 등을 중심으로 수시로 순찰한다. 시민을 위협하는 유기견이 나타나면 포획한다. 이를 위해 포획틀을 기존 6개에서 12개로 늘리고, 전용 차량 및 포획망도 확충한다. 특히 야생화한 유기견은 한번 포획에 실패하면 다시 잡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파주소방서와 공조해 포획단을 운영한다. 등산로 주변 등 유기견이 자주 발견되는 지역의 소방서 119안전센터 9곳과 공조해 신속히 대응한다. 구조한 유기견은 동물보호소에서 관리하며, 10일간의 공고 기간이 끝나면 입양 및 인도적 처리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파주 지역에서 구조한 유기견. 파주시

파주 지역에서 구조한 유기견. 파주시

관광지 주변 순찰 강화할 계획  

김재만 파주시 동물보호팀장은 “남양주 사건과 같은 피해를 예방하려면 우선 시민 스스로가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야생들개와 마주칠 경우 개를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유기견이 자주 출몰하거나 관리가 어려운 민통선 장단지역, 관광지 주변의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유기견을 발견하면 119 또는 파주시 동물자원과(031-940-4825)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양주 50대 여성 공격 대형견 견주 찾기 안내문. 경기북부경찰청

남양주 50대 여성 공격 대형견 견주 찾기 안내문. 경기북부경찰청

“야생 유기견 만나면 천천히 뒷걸음질 쳐 벗어나야”

김선주 파주시 동물보호팀 주무관은 “야생 유기견(들개)과 마주칠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뛰는 등 자극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피하고 마주 보며 천천히 뒷걸음질 쳐서 현장을 벗어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개가 다가와 냄새를 맡으려 하면 격하게 반응하지 말고 가만히 서 있는 게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 주무관은 “개들은 본능적으로 아이들을 자기보다 낮은 서열로 인식하는 성향이 있다”며 “아이가 뛰거나 다가가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도록 보호자가 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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