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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오르니, 막걸리 가격도 껑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쌀값이 크게 오르면서 막걸리ㆍ떡 등 쌀을 주원료로 한 식품의 가격도 줄줄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쌀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30.20(2015=100)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4.0% 올랐다. 2019년 3월(15.3%)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식당은 막걸리가 4000원으로 올랐음을 급하게 알려주는 듯 종이에 숫자를 적어 가격을 수정했다. 김홍준 기자

서울 서대문구의 한 식당은 막걸리가 4000원으로 올랐음을 급하게 알려주는 듯 종이에 숫자를 적어 가격을 수정했다. 김홍준 기자

쌀값은 지난해 12월(11.5%) 이후 6개월 연속 10%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장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일조 시간이 줄고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작황 부진으로 쌀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이는 쌀을 주원료로 한 식품의 가격을 밀어 올렸다. 마트 등에서 파는 공산품 막걸리 가격은 1년 전보다 14.9% 올랐다. 1999년 1월(17.0%) 이후 22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술집에서 파는 외식 막걸리 역시 2.1% 올라 지난해 2월(2.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쌀값이 오른 영향으로 탁주 회사에서 지난 4월부터 막걸리 출고가를 인상했다”며 “외식 막걸리의 경우 재료비나 운영비 인상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떡 가격의 상승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전년 대비 1.9% 상승률을 기록하더니 3월(2.8%), 4월(4.0%)에 이어 지난달에는 4.7% 올랐다. 즉석밥 등이 포함되는 즉석식품 역시 지난달 3.2% 오르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비축 물량을 푸는 등 장바구니 물가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가을에 쌀 수확기가 도래하면 공급이 회복되면서 쌀값도 점차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게 기획재정부의 예상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쌀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품목들의 가격이 조속히 안정되도록 수급 정상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막걸리ㆍ누룽지 등을 위한 가공용 쌀 2만t을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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