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친엄마가 입양 엄마한테 아이 인도 요구한다면

중앙일보

입력 2021.06.10 07:00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112) 

유아 인도 청구 소송 장면이 등장한 드라마 '마인'. [사진 tvN]

유아 인도 청구 소송 장면이 등장한 드라마 '마인'. [사진 tvN]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에서 친엄마가 아이를 키운 엄마를 상대로 아이의 유아 인도를 청구하는 장면이 나왔어요. 그런데 사전처분이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이것이 무엇인가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우선 유아 인도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자녀를 자신이 보호해야겠죠. 그런데 자녀를 다른 사람이 보호하고 있는 경우 가정법원에 본인이 양육자임을 전제로 또는 양육자가 될 것을 전제로 유아 인도를 구할 수 있습니다. 부부가 이혼하면서 서로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겠다고 다투는 경우 재판 당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는 양육자로 본인을 지정해달라는 청구만 하면 되지만, 양육하고 있지 않은 부모는 양육자로 본인을 지정해달라는 것과 함께 상대방에게 미성년 자녀의 인도를 구하는 예가 대표적입니다. 유아 인도와 관련해서는 그 집행이 가장 문제가 되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사전처분은 가사 소송에 특유한 제도입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는 사전처분에 대해 정하고 있는데, 사전처분의 의의에 대해 사법연수원이 발간한 가사재판연구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가사사건은 당사자 그 밖의 이해관계인의 이해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즉시 현실적인 조치를 위해 두지 아니하면 그러한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조정이 이루어지더라도 강제 집행으로 인하여 오히려 갈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가사사건에 있어 가정법원은 재판의 확정 등에 의하여 형성, 변경될 법률관계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보전적 조치를 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가사소송법원 가사사건의 소의 제기, 심판청구 또는 조정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 가정법원, 조정위원회 또는 조정담당판사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상대방이나 그 밖의 관계인에게 현상을 변경하거나 물건을 처분하는 행위의 금지를 명할 수 있고, 사건에 관련된 재산의 보존을 위한 처분, 관계인의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 등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유아 인도 사전처분은 본인이 양육자임을 전제로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친엄마라고 하더라도 양육하지 않은 이상 청구가 불가능하다. [사진 pixabay]

유아 인도 사전처분은 본인이 양육자임을 전제로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친엄마라고 하더라도 양육하지 않은 이상 청구가 불가능하다. [사진 pixabay]

즉, 사전처분은 사건이 가정법원에 접수된 경우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양육을 위한 처분으로 임시 양육자의 지정, 양육비의 지급, 면접교섭의 방법 등과 함께 유아 인도를 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전처분은 가사사건에서 매우 유용한 제도입니다. 가사소송법은 가정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전처분을 할 수 있도록 집행력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즉 사전처분에 대해 항고 등으로 다투는 동안 사전처분의 이행을 강제할 수 없는 것이죠. 확정되어야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여 양육비를 주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 가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사전처분에 집행력을 인정하였습니다만 이 개정안은 지난 국회 때 회기만료로 자동폐기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친엄마가 아이를 키운 엄마를 상대로 유아 인도를 사전처분으로 청구하였다는 것이지요. 말씀드린 대로 유아 인도를 구하는 사전처분은 본인이 양육자임을 전제로 신청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를 키운 엄마가 적법하게 아이를 입양하였다면 아무리 친엄마라고 하더라도 파양을 하지 않고서는 양육자로 지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는 없겠죠. 물론 그 이전에 본인이 친엄마라는 사실이 밝혀져야 할 것이고요.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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