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뇌물 4000만원, 왜 유재수만 집유냐"…"아들 같아 情으로"

중앙일보

입력 2021.06.10 06:00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1심에서 4200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뇌물액수가 유사한 사례에선 실형이 나왔다”며 더 무거운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김 전 차관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항소심 판결문 등 2건을 재판부에 냈다. 이에 유 부시장 측 공여자는 법정에서 "아들 같아 정(情)으로 준 돈"이라고 맞섰다.

유재수 항소심에 등장한 김학의 판결문

서울고법 형사1-1(부장 이승련·엄상필·심담)는 9일 유 전 부시장의 수뢰후 부정처사(뇌물수수) 및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두 번째 항소심 재판을 진행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신용평가사 회장 등 지인들로부터 아파트대금·항공권·책값 등 명목으로 4700여 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1심 재판부인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는 이 가운데 4221만원을 뇌물로 인정하고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벌금 9000만원과 추징금 4221만원도 함께 선고했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 2차 공판에서 “당시 1심 선고는 통상의 양형 기준을 현저히 이탈하는 매우 부적절한 선고였다”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재판 결과 등 판결문 두 건을 참고할 만한 판례로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 구성이 바뀌긴 했지만 김 전 차관은 이 재판부에서 뇌물수수액 4000여만원으로 실형이 선고됐다”라고도 했다.

유 전 부시장도 비슷한 액수의 금품 수수가 인정됐는데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형평에 어긋난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서울고법 형사1부는 김 전 차관의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 차관이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2000년 10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신용카드를 받아 쓰고 차명 휴대전화 요금 174만원을 대납하게 하고 이른바 ‘명절 떡값’으로 상품권을 제공받은 것을 포함해 모두 4300여만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2006~2008년 액수 미상의 13차례 성접대와 31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에 대해선 1·2심 모두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免訴: 공소권이 없어 기소 면제) 판결을 내렸다.

[그래픽] 김학의 전 차관 주요 혐의별 1·2심 판단. 연합뉴스

[그래픽] 김학의 전 차관 주요 혐의별 1·2심 판단. 연합뉴스

검찰은 과거 금융위 은행과장 배모씨가 2700여만원을 수수한 사건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된 판례도 함께 제출했다. 그러면서 “배씨는 당시 유재수 피고인보다 하급자였고 수수액도 적었지만 실형이 선고됐다”며 "양형 기준상 최소 징역 2년 8개월에서 7년 6개월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선 유 전 부시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공여자인 신용정보회사 윤모(71) 회장이 나와 “정(情)으로 준 것”이라고 1심 때와 같이 증언했다. 윤 회장이 아파트 매매대금 2억 5000만원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유 전 부시장의 명절 선물을 대신 돌리는 등의 금품을 공여했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윤 회장은 “재수는 아들 같아 정말 좋아했고, 가족들이 질투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면서 “아파트 자금을 뇌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유 전 부시장이) 먼저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윤 회장은 1심에서도 “먼 친척보다 훨씬 더 가까운 가족같은 관계”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윤 회장이 신용정보회사를 운영하면서 금융위 공무원인 피고인에게 업무적인 도움을 받을 거란 기대 하에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7월 21일 한 차례 공판을 더 열고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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