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 앉아있기도 힘들다"···집이 편한 애들, 전면등교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2021.06.10 05:00

전면등교가 시행된 전남지역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7일 교실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전면등교가 시행된 전남지역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7일 교실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원격수업 때 8시에 조회를 하고 9시에 수업을 하는데 그 사이 잠들어 버리는 학생도 많아요. 집에서는 학교 종이 울리지 않으니 수업이 시작된 줄 모르고 놓치는 거죠.”(서울 중학교 교사 A씨)

“원격수업이 잦다 보니 학생들이 학교 생활의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요. 집에서 편하게 수업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등교날에는 50분간 교실에 앉아있기조차 어려워해요.”(경기도 고교 교사 B씨)

교육부가 추진하는 전국 초·중·고교 2학기 전면 등교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일 년 반 동안 학교를 '가끔 가는 곳'으로 여겼던 학생들이 다시 매일 등교를 하게 된다. 교육 현장에서는 단순히 등교 일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매일 등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격이 좋아요” 학교종 없는 생활 익숙해져

지난해 초중고 등교일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초중고 등교일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학생들은 학교를 절반 정도밖에 가지 못했다. 연간 등교일수는 190일이지만, 지난해 초등학생은 평균 92.3일(48.6%), 중학생은 88.1일(46.3%), 고등학생은 104.1일(54.8%)만 등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서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크게 늘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도록 2학기 전면 등교를 목표로 대면 수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한 시·도교육청은 선제적인 등교 확대에 나섰다. 전남은 지난 7일부터 전면등교를 시작했고, 강원도는 전면등교 학교를 단계적으로 늘려 다음 달 1일부터는 도내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추가로 한 두군데 도교육청에서 1학기 내 조기 전면등교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면등교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면등교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방학 때부터 '등교 과도기' 준비해야 

매일 등교하지 않는 생활은 학생들의 생활 습관을 바꿨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초·중·고생 10명 중 7명은 이전보다 늦게 자거나 늦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 등 미디어 노출 시간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등교와 함께 별도의 학생 지원책이 필요하다 지적한다. 신현욱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미등교로 학생들이 사회성 발달 저해, 어휘력 감소, 심리·정서적 문제 등 다양한 결핍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학생들에 대한 상담지원과 심리·정서적 안정감 고양을 위한 인력 및 프로그램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기상 습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자녀의 기상 습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미등교 기간이 길었던 만큼 전면등교 초기에 과도기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개학 후 1~2주 정도는 수업 중 쉬는 시간을 늘려 학생들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적응 기간을 주고,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온라인 수업도 여전히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등교 전 방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의 학습 수준을 기초학력진단 등을 통해 검사하고, 성적이나 학습 동기 등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여름방학 중에 메워야 한다"고 했다. 또 "부모가 방학 중 적절한 생활·학습 습관을 지도하고, 지역사회 아동센터나 공부방과 연결해 아이들이 방학 중에도 최소한의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식·방역수칙 문제 어쩌나…다음 주 계획 발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세종시 온빛초등학교를 방문, 2학기 전면등교에 대비한 학교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세종시 온빛초등학교를 방문, 2학기 전면등교에 대비한 학교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전면등교 전에 학교 내 거리두기 대책도 필요하다. 인천 한 초등학교 교장 C씨는 "가장 불안한 것은 등교한 학생이 모두 사용하게 되는 급식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밀집도를 낮추려면 시차를 두고 배식을 해야 하는데,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전면등교를 시행하면 오전 10시부터 점심 식사를 시작하게 된다"고 했다.

등교가 일상이 되면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B교사는 "예전보다 마스크 착용을 게을리하는 학생들이 늘었다"며 "더운 날씨에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안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다음주 중 2학기 전체 학생 등교를 위한 단계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학습 결손과 정서·사회성 회복을 포함해 교육 회복을 위한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을 발표한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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