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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스타킹·스키니진 입은 70세...반란 주인공은 질 바이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질 바이든 미국 퍼스트레이디가 그물스타킹을 신은 모습. 유튜브 인사이드 에디션에서 추출해 GIF화했다.

질 바이든 미국 퍼스트레이디가 그물스타킹을 신은 모습. 유튜브 인사이드 에디션에서 추출해 GIF화했다.

지난 4일 헬기 탑승을 위해 걸어가는 바이든 부부. 여사의 편안한 차림이 인상적이다. EPA=연합뉴스

지난 4일 헬기 탑승을 위해 걸어가는 바이든 부부. 여사의 편안한 차림이 인상적이다. EPA=연합뉴스

70세 여성이 그물 스타킹을 신었다면 당신의 반응은 어떨까. 게다가 그 여성이 세계를 호령하는 미합중국의 퍼스트레이디라면?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4월 초,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면서 선보인 실제 패션이다. 당시 바이든 여사는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플리츠(주름) 형태 가죽 치마에 피쉬넷(fishnetㆍ그물 모양 망사) 스타킹을 매치했다. 아래는 당시 사진이다. 남편 조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에도 대학 교편을 놓지 않겠다며 백악관 사상 최초의 ‘투 잡’ 퍼스트레이디가 된 지 약 100일만에 선보인 파격 패션이었다.

바이든 여사의 그물 스타킹. 4월의 이 스타일링은 격한 찬반 논란을 불렀다. [Inside Edition Youtube 캡처]

바이든 여사의 그물 스타킹. 4월의 이 스타일링은 격한 찬반 논란을 불렀다. [Inside Edition Youtube 캡처]

지난 4일(현지시간)엔 정반대 스타일로 미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 원(Marine One)에 탑승했다. 몸에 붙는 스타일의 캐주얼한 블랙 스키니진에, 흑백으로 대비를 이룬 편안한 스니커즈를 신고, 짙은 색 블레이저 재킷을 매치했다. 극과 극 패션이다.

바이든 여사의 그물 스타킹은 반(反) 바이든 진영에겐 비판 호재가 됐다. “나이가 몇 살이냐”는 비난이 주를 이뤘다고 패션 전문지 보그(Vogue)는 전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보그는 “내가 일흔 살에도 저렇게 멋질 수 있다면 나도 얼마든지 그물 스타킹을 신겠다”는 등의 반응을 소개했다. 이보다 격한 반론도 있었으니,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패션 모델 출신 부인 멜라니아가 세미 누드로 잡지 사진 촬영을 한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요지였다.

물론 질 여사도 정장 차림을 주로 입는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걸어가다가 민들레를 발견하자 질 여사에게 선물하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모습. 사랑꾼 면모다. AFP=연합뉴스

물론 질 여사도 정장 차림을 주로 입는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걸어가다가 민들레를 발견하자 질 여사에게 선물하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모습. 사랑꾼 면모다. AFP=연합뉴스

이 반론은 친 바이든 진영에서도 역풍을 맞았다. 여성 리더십을 위한 가이아 재단을 이끄는 엘리자베스 맥러플린은 트위터에 “누드 얘기를 꺼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질 바이든 여사에 대한 부당한 공격을 비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여사 패션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호적이다. 보그는 논란이 한창이었을 4월, “바이든 여사의 그물 스타킹은 재미있는 일탈이었을뿐”이라며 “이를 스캔들로 만들려는 시도 자체가 웃긴 것”이라고 일갈했다. 스니커즈 패션에 대해 보그는 “편안해 보이고, 블레이저 재킷을 매치함으로서 엣지있는 룩을 만들었다”고 평했다. 스니커즈 패션에 대해선 신발 전문 매체인 풋웨어 뉴스 등 매니어 매체들까지 집중 기사를 썼는데, 지난 4일 “디올ㆍ프라다 등 명품 구두도 즐겨 신는 바이든 여사이지만 스니커즈 취향도 잘 갖췄다”고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퍼스트레이디 공식 트위터 계정(FLOTUS)에도 스키니진에 발레리나 플랫을 매치한 사진을 올리며 스키니진 애호가임을 암시했다.

스니커즈와 그물 스타킹은 다소 극단적 스타일링이다. 바이든 여사도 물론 대개의 경우는 정통 퍼스트레이디 스타일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주로 원피스 스타일로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원피스가 활동성이 더 뛰어나다는 점 때문에 애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바이든 여사의 원피스 차림. 파스텔톤으로 포인트를 줬다. AFP=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TOPSHOT - US President Joe Biden and First Lady Jill ㅈ지난달 워싱턴DC 알링턴 국립묘지에 메모리얼 데이 헌화를 마치고 돌아서는 바이든 부부. 손을 꼭 잡고 있다. AFP=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군부대를 방문한 질 바이든 여사. 로이터=연합뉴스

퍼스트레이디 패션은 오랜 기간 논란의 대상이었다. 바이든 여사와 서로를 절친으로 꼽는 미셸 오바마 전 퍼스트레이디 역시 마찬가지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했을 당시, 미셸 여사는 민소매의 블랙 원피스 차림으로 공식 사진을 촬영했다. 이때 그의 건강한 팔 근육을 보고 당시 반(反) 오바마 진영에선 “무섭다”를 넘어 “(퍼스트레이디에 어울리지 않고) 쓰레기 같다(trashy)”는 거친 표현까지 나왔다고 보그는 전했다.

전임 미셸 오바마 여사의 백악관 첫 공식 초상사진. 민소매 차림까지 논란이 됐다. [백악관]

전임 미셸 오바마 여사의 백악관 첫 공식 초상사진. 민소매 차림까지 논란이 됐다. [백악관]

미셸 여사 다음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멜라니아는 패션 모델로서 자질 및 끼를 십분 발산했다는 평을 받는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샛노란 롱 원피스를 차려입고 나오는 식이다. 샛노란 색은 주목도가 높기 때문에 공식 행사에선 다른 참석자들을 배려해 지양하는 색이라는 의견도 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019년 영국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왼쪽)과 만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019년 영국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왼쪽)과 만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7년엔 허리케인으로 피해가 컸던 텍사스를 방문하면서 하이힐을 착용해 TPO(timeㆍplaceㆍoccasion, 시간ㆍ장소ㆍ경우)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러나 멜라니아의 패션 중에서도 인상적으로 회자되는 건 캐주얼한 야상 재킷이다. 아래 사진이다.

2018년 멜라니아가 착용해 화제가 됐던 야상 재킷. AP=연합뉴스

2018년 멜라니아가 착용해 화제가 됐던 야상 재킷. AP=연합뉴스

2018년 당시 입었던 39달러(약 4만5000원) 상당의 옷으로, 등에 “난 진짜 신경도 안 쓰는데, 너는 쓰니?(I really don’t care, do u?)”라고 적힌 문구가 논란이 됐다. 당시 멜라니아는 남편의 반이민 정책에 이례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던 때였다. 멜라니아 본인은 논란이 커지자 “가짜뉴스에 대한 메시지”라며 대응했지만 세간에선 “남편을 향한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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