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건물 옆에 토산 쌓고, 굴착기 올려 철거작업

중앙일보

입력 2021.06.10 00:02

업데이트 2021.06.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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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일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고에 대해 소방당국은 “철거 중에 건물이 붕괴했다는 것 외에는 원인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동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도 했다. 신중한 입장이지만 철거와 붕괴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건물 비스듬하게 도로 쪽으로 붕괴
“철거 과정 무게 한쪽으로 쏠린 듯”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철거 작업은 이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작업자들은 5층 건물 옆에 비슷한 높이로 쌓은 토산에 굴착기를 올려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맨 위층부터 순차적으로 한 개 층을 부수면서 철거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굴착기 1대와 작업자 2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주변을 통제하기 위한 신호수 2명도 배치됐다. 굴착기가 철거 작업을 하던 도중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작업자들은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라는 느낌에 서로 상황을 전파하며 작업 현장을 서둘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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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인근을 지나던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황급히 현장을 벗어난 작업자들이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도 찍혔다. 건물 바로 앞 정류장에 멈춰선 54번 시내버스는 도로 쪽으로 쏟아져 내린 건물 잔해에 완전히 뒤덮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건물은 아래 방향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도로 쪽으로 무너져 내렸다. 철거 과정에서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 붕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원청업체와 철거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수칙 규정 준수 등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광주시가 건물 해체 허가는 제대로 했는지, 감리는 규정대로 지정했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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