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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사실상 첫 공개 행보 “국민 기대·염려 다 경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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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걸 제가 다 경청하고, 다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좀 지켜봐 주십시오.”

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 참석 #국민의힘 입당 여부 묻자 “아직…” #평전 관련 윤 측근 “전혀 모르는 책”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의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선 “거기에 대해선 아직…”이라며 “오늘 처음으로 이렇게 나타났는데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시면 다 아시게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 사퇴 이후 취재진 앞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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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9일 참석한 행사는 서울 대광초-서울대 법대 동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증조부인 우당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 개관식이다. 이 교수의 부친은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당숙은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다.

우당 선생과 그의 일가족은 1910년 경술국치 후 전 재산을 처분한 뒤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했고, 헤이그특사·신흥무관학교 등 항일운동 전반에 관여했다. 윤 전 총장은 “우당과 그 가족의 삶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아주 생생하게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나라가 어떠한 인물을 배출하느냐와 함께 어떠한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난다고 했다”며 “그래서 저는 우당 선생 기념관 개관이 아주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참여를 앞두고 ‘애국’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한편 보수 진영의 일종의 굴레인 ‘친일’과 선을 그은 것”(국민의힘 중진 의원)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날 행사엔 취재기자와 유튜버 등 수백명이 몰렸다. 개관식 축사를 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많은 취재진이 왔다. 우당과 서울시 전체를 한꺼번에 알 수 있게 도와준 게 윤 전 총장 같다”며 “앞으로 자주 모셔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최근 천준(필명) 작가가 윤 전 총장을 다룬 책 『별의 순간은 오는가-윤석열의 어제, 오늘과 내일』을 펴낸 데 대해  “자신도 모르는 평전이란 게 말이 되느냐”며 불쾌감을 표했다. 출간 후 윤 전 총장과의 직접 소통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자 천 작가는 지난 8일 “본인과의 대면이나 직접 소통은 없었다”고 했다.

현일훈·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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