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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선박’ 시동 건다…원자력硏-삼성중 업무협약

중앙일보

입력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삼성중공업과 탄소 배출이 없는 원자력 추진선 개발을 공동 추진한다. 사진은 전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용융염 원자로(MSR) 분야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력 협약식.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삼성중공업과 탄소 배출이 없는 원자력 추진선 개발을 공동 추진한다. 사진은 전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용융염 원자로(MSR) 분야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력 협약식.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삼성중공업이 원자력 추진선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한다. 탄소 배출 규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원자력연구원과 삼성중공업은 8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지원관에서 용융염원자로(MSR)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MSR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일종이다. SMR은 증기발생기·펌프·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담은 통상 전기 출력이 300㎿e 이하인 소형 원자로를 지칭하는 용어다. 정부에서도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형 혁신형 SMR 기술 개발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가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박용 용융염원자로 공동개발 협약  

세계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현황. SMR은 전기 출력이 300MWe 이하인 소형 원자로를 지칭한다. [중앙포토]

세계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현황. SMR은 전기 출력이 300MWe 이하인 소형 원자로를 지칭한다. [중앙포토]

냉각재로 용융염을 사용하는 건 온도 조절이 상대적으로 쉬워서다. 녹는 점(0℃)과 끓는 점(100℃)의 차이가 100℃인 물은 쉽게 기화해서 수증기가 된다. 이에 비해 소금(나트륨)은 녹는 점(98℃)과 끓는 점(883℃)의 차이가 785℃로 상대적으로 범위가 넓어, 온도 조절이 용이하다. 갑자기 기화해 고압 증기가 되지 않기 때문에 튼튼한 고압 용기에 연료봉·냉각제를 넣을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간단한 장치로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

또 물은 고온에서 산소와 수소로 분해해 폭발의 위험성이 있지만, 용융염은 이렇게 폭발할 위험성도 없다. 이에 따라 이전부터 원자로 냉각제로 주목받았다. 다만 고온 용융염을 취급하는 기술이 부족해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원자력연구원과 삼성중공업은 최신 내열 소재 기술을 개발해 고온의 용융염을 사용하는 원자로 개발에 나선다. 앞으로 소형모듈형 원자로 기반 해양 원자력 제품 설계, 요소기술·기자재 개발 및 성능 검증, 해양 원자력 제품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경제성 평가 등에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MSR을 선박에 사용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일단 핵연료의 사용 주기(20년 이상)가 선박 수명 주기와 비슷하다. 선박에 한 번 탑재하면 추후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원자로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선박 적용이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원자로 내부에 이상 신호가 생기면 액체 핵연료인 용융염이 굳도록 설계해 중대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고, 고효율 전력과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 연구원은 “MSR은 기후변화 이슈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원”이라며 “이에 기반한 해양 수송선을 개발한다면 국제 물류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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