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검진 뒤 결과 상담시 비용 지원…택배기사도 매년 검진 추진

중앙일보

입력 2021.06.09 16:30

앞으로 국가건강검진을 받는 이들에게 결과 상담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비용을 지원한다. 성인 건강검진 항목에는 안저 검사와 폐기능 검사를 신설한다.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가 매년 심뇌혈관 질환 중심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9일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1~2025년) 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건강검진기본법 제11조에 따라 2011년부터 5년 주기로 수립한다.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1~25년) 주요 내용. 자료 보건복지부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1~25년) 주요 내용. 자료 보건복지부

계획에서 정부는 ‘국가건강검진 설명의사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검진 뒤 결과 상담을 위해 의료기관(검진기관)을 방문하는 경우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모형을 개발해 추진한 뒤 효과성을 분석해 2023년부터 아예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인택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결과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못 들어 결과 활용이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설명의사제 도입을 검토해 질환 예방, 관리에 활용할 기반을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 등 특고 종사자가 앞으로 매년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 택배기사는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로 규정돼 있지 않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2년마다 일반 건강검진을 받는다. 그런데 향후 법 개정을 통해 이들을 근로자 건강진단 대상에 포함해 매년 검진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근로 여건에 맞는 심뇌혈관 질환 중심의 항목으로 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일단 올해 3월부터 택배기사와 배달기사(일명 퀵서비스), 대리운전자 등 일부 특고 종사자와 환경미화원 등 총 5만90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노동자가 검진을 받으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80%, 사업주가 20%를 부담하는 식이다.

김정연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장은 “최근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연간 500건 정도 산업재해로 인정되고 있어 이런 질환 관련 중심으로 검진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법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시행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일단 예산 지원 사업을 해 나가면서 제도화를 추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향후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등의 다른 특고 근로자 포함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 수검자가 혈액검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 수검자가 혈액검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일반 건강검진 항목도 늘린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문제를 고려해 폐기능검사와 안저 검사를 포함하는 걸 검토 중이다. 안저 검사는 암실에서 검안경으로 눈바닥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당뇨병·동맥경화증 따위의 진단과 경과 판정에 활용한다. 황반변성 같은 실명을 초래하는 질병을 막기 위해 시행한다. 당뇨병 환자가 늘고 스마트폰으로 인해 눈 건강이 악화하는 상황을 반영하려는 것이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의 질 악화를 반영해 폐기능 검사를 검진 항목에 넣을 계획이다.

영유아의 경우 안과질환(굴절검사, 사시 등), 난청 관련 검사를 추가로 도입하려 한다. 우울증 검사도 강화한다. 지금은 20세부터 70세까지 10년 단위로 검사하는데, 주기가 너무 길다는 지적을 받아서다. 임인택 국장은 “정신건강 위험도가 높아졌다”며 “10년에 한 번인 주기를 단축해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기를 줄여 횟수를 늘리겠단 것이다.

이밖에 정부는 요양원 등으로 찾아가는 건강검진을 확대할 방침이다. 장애인과 도서벽지 거주자 등 취약계층 대상으로 대장암 검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검체를 우편으로 제출케 하는 시범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건강보험가입자의 검진 비율은 67.5%로 대상자 2142만6693명 가운데 1446만433명이 검진 받았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수검률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특정 질환이 의심되는 대상자가 의료기관을 재차 방문해 확진 검사를 받는 비율은 2020년 기준 8% 수준인데 이를 2025년 35%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제3차 종합계획을 통해 국가건강검진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건강 길라잡이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가건강검진이 질병의 조기발견, 예방적 건강관리 실천에 실질적으로 활용돼 국민 모두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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