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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행보 시작부터 '따귀 봉변' 마크롱 “소통 멈추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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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순회에 나섰다 거리에서 뺨을 맞는 봉변을 당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앞으로도 현장 소통 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지역을 순방하는 도중 한 남성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트위터 @MaskymMace 영상 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지역을 순방하는 도중 한 남성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트위터 @MaskymMace 영상 캡처]

A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소동 직후 가진 지역 일간 르도피네와의 인터뷰에서 “분노를 표출하고 혼란을 주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면서 “앞으로도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뺨을 맞은 뒤에도) 그 옆에 있던 사람들과 계속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면서 “지금껏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8일 프랑스 남동부의 한 도시에서 주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이 8일 프랑스 남동부의 한 도시에서 주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어리석은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당한 분노일 때는 그에 계속 대응하겠지만,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폭력은 안 된다. 민주주의에 반하는 일”이라며 무차별 폭력에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랑스 남동부 드롬주의 한 작은 도시 탱-레르미타주에서 군중과 인사를 나누던 중 한 20대 남성에게 뺨을 맞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안전을 위해 설치한 울타리 뒤쪽 군중에게 다가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가 울타리 맨 앞줄에 서 있던 한 남성과 악수를 하려는 순간 남성이 오른손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을 가격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지역을 순방하는 도중 한 남성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트위터 @MaskymMace]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지역을 순방하는 도중 한 남성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트위터 @MaskymMace]

경호원들이 곧바로 남성을 제압했지만,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이 남성과 그에 동조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남성을 체포했다.

두 남성 모두 28세의 지역 주민으로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남성이 “생드니 만세”와 “마크롱주의 타도”를 외쳤다며 프랑스 왕정 시대를 추종하는 극우세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건 현장이 정리되는 동안 마크롱 대통령은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돌아와 25분간 군중들과 함께 걸었다. 그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8일 프랑스 남동부의 도시에서 군중과 만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8일 프랑스 남동부의 도시에서 군중과 만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정치 지도자, 특히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을 겨냥한 것은 민주주의를 겨냥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나는 마크롱의 가장 치명적인 경쟁자이지만 대통령을 공격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좌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도 트위터에 "어떤 의견 차이도 물리적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지방을 순회하고 있다. 탱-레르미타주는 6주간 진행될 지방 순회의 두 번째 방문지였다.

내년 4월 대선이 열리는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아직 재선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이번 지방 순회도 사실상 대선 캠페인의 시작으로 풀이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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