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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인당 국민총소득 3만1881달러…2년 연속 뒷걸음질

중앙일보

입력

부산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진을 원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앙포토]

부산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진을 원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000달러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2년 연속 감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원화 약세의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0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881달러를 기록해 전년(3만2204달러)보다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원화 기준으로 1인당 GNI는 3762만원으로 전년(3753.9만원)보다 0.2% 늘었다. 1인당 GNI는 명목 GNI를 총인구수로 나눈 뒤 환율을 반영해 산출하는 지표로, 국민의 평균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통계다.

국민의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나타내는 지난해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2095만원을 기록해 전년(2047만원)보다 2.3% 늘었다.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1만7756달러로, 전년(1만7565달러)보다 1.1% 증가했다. PGDI는 정부와 기업이 가져간 소득을 빼고 세금과 이자 같은 필수 지출을 뺀 나머지로, 가계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을 나타낸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9%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줄어든 -0.9%였다. 지난 3월 발표했던 속보치(-1.0%)보다 0.1%포인트 상승했지만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이후 22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큰 폭으로 줄어든 민간소비와 수출이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5.0%를 기록해 전년(2.1%)의 증가세에서 하락 전환했다. 1998년(-1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1.8%)도 하락세를 기록해 1989년(-3.7%)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선방한 것은 오름세를 유지한 정부소비(5.0%)다. 전년(6.4%)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큰 규모다. 또한 지난해 반도체 업계 등의 호황이 불면서 설비투자가 7.1% 늘며 전년(-6.6%)의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총저축률은 35.9%로 전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35.9%)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기록했다. 이 중 가계 순저축률은 11.9%로 전년(6.9%)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가계가 씀씀이를 줄여 곳간에 더 넣어뒀다는 얘기다. 국내 총투자율은 31.7%로 2017년(32.3%)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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