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272억짜리 1타강사 공짜 강의 추진…"사교육 조장" 반발도

중앙일보

입력 2021.06.09 05:00

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혁신 공정 교육위원회 위촉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혁신 공정 교육위원회 위촉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격차 줄인다" VS "사교육 부추겨" 비판도

서울시가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이른바 ‘1타강사(1등 스타강사)’의 공짜 강의를 추진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서울시가 사교육을 조장하려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저소득층 대상 ‘서울런’…올 하반기 시작 목표

서울시는 8일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명학원 강사의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 런(Seoul Learn)’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런은 오 시장의 공약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총 27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중위소득(소득구간의 중간 지점) 50% 이하 가정 저소득층 자녀가 대상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4인 가족 기준 한달 소득이 240여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8만여 명의 초중고생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초중고 학생들의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 유명 학원 강사들의 강의 등 교육 콘텐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서울 런 또한 이 공약을 한 데 따른 사업이다.

“대성·메가스터디 등 유명강사 접촉 중”

서울시는 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성마이맥과 메가스터디 등 유명 대형학원과 접촉 중이다. 이들 학원 강사 중 사교육 시장에서 유명한 이른바 ‘1타 강사’를 섭외해 양질의 강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 런 관련 서울시의 추경예산안. 사진 서울시

서울 런 관련 서울시의 추경예산안.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당장 하반기부터 시작하려는 사업은 지난달 25일 시의회에 제출한 추경 예산안에도 포함됐다. 서울형 교육 플랫폼 구축(18억원)과 맞춤형 온라인콘텐트 지원(40억원) 등 58억원의 예산을 짰다. 서울시는 해당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학력격차가 더욱 심화됨에 따라 하반기부터 취약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서비스한다”고 설명했다.

시의회 안팎선 "사교육 조장" 반발도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서울시가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 향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추경 예산을 심의하는 서울시의회 일각에서 서울 런 사업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게 대표적이다.

또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 안팎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온라인 교육을 시행하는 건 지방자치법 등에 위반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런 담당 조직 신설에 대한 심사를 부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익명을 원한 시의원은 “시가 앞장서서 사교육을 조장하고, 공교육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면서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또다른 시의원은 “일부 자치구에서 이미 비슷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서울시까지 나서는 것은 예산낭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위한 '강남인강'을 전국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로 지원한다. [강남인강 홈페이지 캡처]

강남구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위한 '강남인강'을 전국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로 지원한다. [강남인강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서울 강남구는 2004년부터 ‘강남인강‘을 운영 중이다. 중학교 내신강의부터 고등부 수능 준비까지 수준별·단계별로 인터넷 강의를 제공한다. 연 5만원이면 강남에 살지 않아도 누구나 이용 가능하게 설계됐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의 지시로 지난해 5월부터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선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업으로 시작하지만, 향후 성인 대상의 다양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관련 법령에는 지자체에도 방과 후 학업 지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어 문제가 될 게 없으며, 서울시교육청과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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