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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되는 2금융권 대출 전쟁…카드사 스톡론 vs 저축은행 대환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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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금융권의 고객 쟁탈전이 시작됐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저신용 차주(借主)의 대출이 막히면서 고객 풀이 줄어들자 전면적인 ‘대출 전쟁’의 막이 올랐다. 저축은행과 카드사는 대출 금리를 내리며 전통적 고객층이 아닌 우량 차주 공략에 나서거나 경쟁사 상품 벤치마킹을 통한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경쟁 치열 #저신용 대출 막혀 상대 영역으로

‘2금융권 대출 전쟁’이 달아오르는 곳이 ‘스톡론’이다. 가맹점 수수료와 법정 최저금리 인하로 직격탄을 맞은 카드사가 저축은행의 영역이었던 스톡론까지 뛰어든 것이다. 스톡론은 제2금융권이 증권사와 제휴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담보부 대출인 탓에 담보 없는 카드론보다 낮은 금리(3~7%)를 적용한다. 일부 카드사가 스톡론을 취급한 지 6개월도 안 돼 카드사의 스톡론 대출 잔액은 430억원을 넘었다.

카드론 금리도 내리는 추세다. 오는 7월 법정 최고 금리가 기존 24%에서 20%로 인하하는 만큼 카드사가 선제적으로 최고 금리를 19.9%로 맞추고 우량 고객에게 금리 10% 이하의 카드론을 내주고 있다. 지난 3월 KB국민카드는 카드론 상품의 최저금리를 연 3.9%로 적용한다고 공시했다. 그 밖에도 우리카드(4%)·롯데카드(4.95%) 등이 우량 차주에 최저 4%대 카드론을 제공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추가 대출이 필요한 우량 차주가 생겨났고, 카드론 최저금리가 떨어지며 카드사가 이들을 흡수했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대 카드사 중 카드론 금리가 10% 이하인 고객(우량차주)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삼성(18%)·신한(16%)·국민(10%) 순이었다. 현대카드는 전체 카드론 고객 중 우량 차주 비율이 28%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우량 차주 비율인 현대(16%)·삼성(13%)·국민(10%)·신한(7%) 대비 크게 늘었다.

카드사의 총공세에 저축은행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카드사 고객을 흡수해 대환대출을 유도하고 우량차주를 위한 상품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로 저신용 대상 상품이 사라져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공략 고객층이 상당 부분 겹치게 됐다”며 “저축은행 대출 절차가 복잡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 비대면 모바일 대출 확대로 편의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드사 대환대출을 포함한 중신용자 중금리 대출이 최근 저축은행의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잔액은 8조원으로 전년 잔액(4조원)보다 두 배가량 불어났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주력 상품인 ‘SBI 중금리’ 이자는 연 5~15% 수준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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