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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따른 미래 불안감으로 돈에 대한 관심 높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21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인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 결과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칸타코리아, 코로나19가 바꾼 소비자 인식 조사

글로벌 시장 및 여론조사 업체 칸타코리아는 8일 ‘코로나19 바로미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칸타코리아는 2019년 연 매출 800억원을 넘긴 최대 규모의 소비자 조사업체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칸타는 지난해 3월부터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대유행 시기의 소비자 인식 및 행태 변화 추적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총 9차례 조사했고, 한국은 이중 4차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칸타가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지난 4월 15~19일 국내 18~7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차 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 중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 수준을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한국은 21개국 평균보다 부정적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한국 응답자의 절반 이상(58%)은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해 21개국 평균(47%)과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지난 5월 기준 1% 미만의 감염률을 보인 8개국 중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높았다.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한국인은 지난 1년간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진행된 코로나19 바로미터 3차 조사에선 한국인 응답자의 48%만 ‘미래가 걱정된다’고 했다. 1년 만에 10%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MZ세대(18~34세)에서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같은 기간 46%에서 62%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최문희 칸타코리아 마케팅연구조사부문 상무는 “한국은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갖춰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사회적 패닉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걱정과 불안의 강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한국 사회가 코로나19의 영향을 계속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년간 불거진 다양한 정치·사회·경제적 이슈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8일 대구 수성구 육상진흥센터에 설치된 수성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수성구 육상진흥센터에 설치된 수성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한국에서 코로나19로 가계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었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9차 조사에서 ‘코로나19는 나의 가계소득에 영향을 미쳤다’는 항목에는 국내 응답자 3명 중 1명(37%)만 ‘그렇다’고 답해 21개국 평균(54%)을 크게 밑돌았다.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 국내 응답자도 8%에 불과해 21개국 평균(16%)과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도 ‘코로나19 종식 이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는 답변은 31%로 21개국 평균보다 3%포인트 낮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한국인 응답자의 대부분(68%)은 ‘코로나19로 적극적인 자산 관리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해 21개국 평균(65%)을 웃돌았다. 자산 중에서도 주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칸타가 올해와 지난해 1~4월 소셜미디어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주식’ 키워드는 지난해 언급량 4위에서 올해 2위로 떠오르며 ‘부동산’을 제쳤다. ‘해외주식’도 같은 기간 20위에서 6위로, ‘금리’도 29위에서 16위로 순위가 올랐다. ‘부동산’은 1위에서 3위로, ‘경매’는 3위에서 9위로 내려갔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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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칸타가 한국을 포함한 2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의 조사에서도 한국 응답자의 절반가량(53%)은 시간, 열정, 돈, 정보, 공간 5가지 재원 중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반면 25개국 응답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재원은 ‘시간’(35%)으로, ‘돈’이라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최 상무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인은 코로나19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두려움과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는 사회·경제적 비이성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감을 위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앞으로 금융 및 재테크 서비스가 대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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