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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립연구소도 코로나 우한 실험실 유출 가능성 제기"

중앙일보

입력 2021.06.08 13:50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WIV)’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미국 국립연구소의 2020년 5월 보고서가 뒤늦게 공개됐다. 당시 ‘동물 매개 감염설’에 묻혀 드러나지 않았던 공식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유출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WSJ "트럼프 시절 연구…국무부도 건네 받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설 연구를 시작했고, “WIV에서 유출됐을 가능성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연구는 연구소 내 정보 부서인 ‘Z’ 부서에서 담당했다. 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수개월에 걸쳐 코로나19 기원 연구를 진행했고, 바이러스 게놈 분석으로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가 진행됐던 지난해 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중간 숙주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감염됐다는 자연발생설이 지배적이었다. WSJ는 국립연구소의 연구가 미 정부 차원에서 WIV 유출설을 탐구한 첫 시도였다고 전했다.

이후 1년이 지난 지난 5월 WSJ의 보도로 WIV 유출설에 다시 힘이 실렸고, 이후 미 지역 방송국을 보유한 ‘싱크레어 브로드캐스트 그룹’을 통해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연구 진행 사실이 드러났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측은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상태다.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가장 먼저 바이러스 발원지로 주목 받았다.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가장 먼저 바이러스 발원지로 주목 받았다. [AFP=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무부도 지난해 10월 이 보고서를 건네받았다. 국무부는 이 보고서를 참고해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했고, 그 결과가 지난 1월에 나온 설명자료(Fact Sheet)였다고 WSJ는 전했다. 당시 국무부의 설명자료에는 코로나19가 WIV에서 발생한 사고의 결과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일련의 정황들이 나열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 가을 WIV 연구원 몇몇이 ‘코로나19와 일반적인 계절성 질환’ 에 부합하는 증상으로 아팠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고 발표한 것도 그중 하나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국무부 조사에 관여한 전직 관리는 “신뢰받는 국립연구소가 당시 지배적인 견해와 달리 유출설을 지지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정보 당국에 재조사를 지시한 상황에 보고서의 존재가 드러난 점도 눈길을 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3월 정보 당국에 코로나19의 시작이 동물인지 실험실인지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했고, 5월 초 조사 결과를 들었으나 확실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재조사를 지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2개 정보기관은 ‘동물 매개 감염’으로, 1개 정보기관은 ‘WIV 유출 사고’ 쪽으로 기울어 판단이 엇갈렸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설명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한 뒤 90일 내 보고하라고 정보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한 뒤 90일 내 보고하라고 정보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조사 지시에서)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를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관련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재조사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동의 없이는 정보 제공을 강요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WHO의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에 투명한 정보 공개를 어떻게 강요(compel)할 것이냐”는 질문에 “WHO는 이 사안에 있어 강요할 힘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우리는 모든 회원국의 협력과 참여,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은 지난 1~2월 우한 현장 조사를 한 뒤 코로나19가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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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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