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강사로 섭외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모임 간사인 허은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6월 16일) 강연을 부탁했고 이 교수가 이를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강연 주제는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로 정했다.
이 교수는 윤 전 총장과 서울 대광초-서울대 법대 동기로, 윤 전 총장이 속내를 털어놓는 몇 안 되는 최측근이다. 최근 국민의힘 입당설이 커지자 직접 나서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 뜻을 더 살피고 싶어한다”며 의중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또 이 교수 아버지는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으로 윤 전 총장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친분이 깊다.
이에 강연 주제와는 무관하게 초선 의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정치선언 시기·국민의힘 입당 여부 등에 대한 정리된 '윤석열 메시지'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허 의원은 “이 교수 강연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무너진 법치와 정의에 대한 주제로 윤 전 총장의 강연도 타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초선 21명이 회원으로 있는 명불허전은 그동안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시장을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금태섭 전 의원 등을 강연자로 초청했다. 지난 3월에는 윤 전 총장 종친(파평 윤씨)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불렀다.
한편 이날 정진석 의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 토론회에선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이 연사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권 원장은 지난달 윤 전 총장을 만나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노동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정 의원 역시 최근 윤 전 총장과 회동한 만큼 정치권에서는 이날 모임이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간 접촉면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이 모임에 당초 참석할 계획이 있었는지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