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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유상철, 한국 축구 투혼 보여준 불사조" 홍명보의 추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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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별세 소식을 접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그저 황망할 뿐”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유 감독 부고를 가장 먼저 전해들었다는 그는 “최근에 (입원 치료 중이던) 병원 관계자로부터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갈 줄 몰랐다”며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2002 월드컵 폴란드전 득점 직후 홍명보와 함께 환호하는 故 유상철. 중앙포토

2002 월드컵 폴란드전 득점 직후 홍명보와 함께 환호하는 故 유상철. 중앙포토

홍 감독은 한국축구의 최전성기라 할 수 있는 2002 한ㆍ일월드컵 4강 신화를 고인과 함께 이뤘다. 대회 한 해 전인 2001년 치른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멕시코전에서 유상철이 코뼈가 부러진 상태로 헤딩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끈 장면은 선배인 홍 감독에게도 존경어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  대회 이후엔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홍 감독은 “(유상철의 헤딩골은) 한국 축구의 투혼이 어떤 것인지 몸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면서 “존재 자체만으로 든든한 후배였다. 지도자로 거듭난 이후에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책임감이 대단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8일 중 2002년 월드컵 멤버들과 함께 조문할 예정인 홍 감독은 “항암치료의 고통이 상당했을 텐데, 상철이는 늘 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하는 이들을 배려해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면서 “축구인 유상철은 어떤 위기가 닥쳐도 화려하게 일어섰던 불사조 같은 존재였다. 이제 하늘에서 마음껏 축구하면서 한국 축구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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