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뒤집힌 강제징용 판결에 "한국이 구체적인 대안 제시해야" 반복

중앙일보

입력 2021.06.07 18:24

업데이트 2021.06.07 18:40

7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서울 중앙지법이 원고들의 소를 각하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일단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7일 오후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계속해서 동향을 주시하겠다"면서 "양국 현안 해결을 위해 한국이 책임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가토 장관, "계속해서 동향 주시하겠다"
판결에 대한 자세한 해석이나 언급 피해
일본 입장 그대로 수용, "만족스러울 것"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로이터=뉴스1]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로이터=뉴스1]

가토 장관은 이날 "현재 한일관계는 징용공(강제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에 의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측의 구체적인 대안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과 다른 판결이 나온 것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의) 의도라고 보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한국 법원의 의도를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피해갔다.

이번 판결은 일본 정부에도 갑작스러웠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앞서 4월에 위안부 판결이 정반대로 뒤집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둘 다 1심 판결이었고, 이번에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온 사안인 만큼 다른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 판결은 기존에 일본이 주장해 온 입장을 거의 그대로 담고 있는 만큼, 일본으로서는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봤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1965년 한일 정부 사이에 체결된 청구권협정으로 개인들의 청구권이 바로 소멸되거나 포기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소송으로 이를 행사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각하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그동안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국회 등에서 여러차례 밝혀 왔다. 그러면서도 "한일간 청구권 문제는 협정에 의해 '완전히 해결'됐으므로 이를 법적으로 행사할 수는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판결이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주권면제'를 인정한 위안부 판결에 이후에도 '한국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가져오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로 인해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 과정 등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막을 구체적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태도다.

오는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만나는 구상에 대해서도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면서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밝혀왔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중 견제를 위한 한미일 연계 강화, 한일관계 회복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일본이 계속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쿠조노 히데키(奥薗秀樹)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한국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는데 일본만 '대화하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나갈 경우, 이는 한일 간의 문제를 넘어 대미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의 압박 여부에 따라 일본 정부도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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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윤설영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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