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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위로" 이 그림 보려고 붐비는 성북동 골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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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희, In Between, 2006, 한지에 분채,170.0 x 117.0cm.[사진 캔파운데이션]

김보희, In Between, 2006, 한지에 분채,170.0 x 117.0cm.[사진 캔파운데이션]

김보희 작가의 신작 'Towards'(2021). 가로 길이가 5m에 달하는 대형 작품이다. [사진 캔파운데이션]

김보희 작가의 신작 'Towards'(2021). 가로 길이가 5m에 달하는 대형 작품이다. [사진 캔파운데이션]

지난해 7월 서울 삼청동 금호미술관 앞에 관람객을 길게 줄 세웠던 한국화가 김보희(68) 작가가 이번엔 서울 성북동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예술단체 캔파운데이션과 손잡고 여는 그의 전시를 보기 위해 관람객이 서울 성북초등학교 인근의 전시장으로 몰려드는 것. 캔파운데이션 사옥 '스페이스 캔'(성북구 선잠로 2길 14-4)과 아담한 한옥 전시장 '오래된 집'(성북구 성북로18길 16)이 있는 동네 골목은 지난주 내내 낯선 손님들의 방문으로 붐볐다.

캔파운데이션, 김보희 개인전 #전시장 두 곳, 사전예매 줄이어

김보희 작가는 지난해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누렸던 전시의 주인공이다. 방탄소년단 RM이 관람해 화제를 모았고, 전시 마지막 날엔 관람객이 더 몰려들어 입장 대기 시간이 1~2시간에 달했다. 제주에 살며 캔버스에 담아온 제주의 바다와 나무 등 싱그러운 풍경이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명의 에너지와 자연의 평온함을 동시에 전한다는 점에서다. 작가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캔버스에 분채와 아크릴을 섞어 세밀한 붓터치로 표현하는 디테일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신작 5점을 포함해 16점가량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옥 '오래된 공간'에선 고즈넉한 바다 풍경 작품을 선보이고, '스페이스 캔'에선 작가의 전시 대표작 'Towards'(2013)과 가로 길이 5m 신작 'Towards'(2021) 등을 보여준다. 지난해 RM의 인증샷으로 유명했던 그림 역시 이번에도 전시된다. 특히 이번엔 작가가 2000년대 중반 남해의 섬들을 그린 흑백 연작이 눈길을 끈다. 평면 캔버스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육면체 큐브 형태로 제작한 것들이다.

 김보희, Towards, 2013, Color on Fabric, 280 x 180cm.[사진 캔파운데이션]

김보희, Towards, 2013, Color on Fabric, 280 x 180cm.[사진 캔파운데이션]

김보희, 중문 1911B,,2019,Color on Canvas,162 x 130cm. [사진 캔파운데이션]

김보희, 중문 1911B,,2019,Color on Canvas,162 x 130cm. [사진 캔파운데이션]

지난해 전시 이후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뜨거운 반응은 그대로다. 공식 개막 3일 전에 700여명이 사전 예매했고,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은 모두 팔렸다. 특히 주말인 지난 5일 열린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총 10회차 20명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했는데 10회차 모두 매진됐다. 개막과 동시에 대형 작품 외 10점 내외의 작품들은 모두 팔려나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신진 작가 지원 활동을 해온 예술단체의 취지를 후원하는 뜻에서 참여했다. 캔파운데이션은 신진 작가 발굴 및 지원 등을 하며 미술계 새로운 유통시스템을 모색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이번 작품 판매 수익금은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데 쓴다.

서울 성북동 캔파운데이션 '오래된 집' 전시장 전경. [사진 캔파운데이션]

서울 성북동 캔파운데이션 '오래된 집' 전시장 전경. [사진 캔파운데이션]

신작 'Towards' 앞에 선 김보희 작가. [사진 캔파운데이션]

신작 'Towards' 앞에 선 김보희 작가. [사진 캔파운데이션]

정소영 캔파운데이션 전시팀장은 "요즘 관객들의 적극적인 반응에 매 순간 놀라고 있다"며 "사전 예매를 하고 찾아온 관람객들이 외진 곳까지 전시장을 잘 찾아왔다. 그리고 작품을 꼼꼼하게 감상한 뒤 작품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정 팀장은 이어" 비록 협소하지만 독특한 한옥 공간에서의 작품 감상도 즐기는 분위기"라며 "덕분에 성북동을 산책하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한옥인 '오래된 집'은 승효상 건축가의 재능 기부로 리노베이션됐고, '스페이스 캔'은 오래전 건축가 켄민(민성진)에 의해 설계된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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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만난 김보희 작가는 "내 작품을 애정이 어린 눈길로 봐주는 관람객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작은 전시이지만 이 자리가 젊은 작가들 활동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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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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