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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쌓아두고 수십번 손 씻는 강박장애, 20대 가장 많아

중앙일보

입력

저장강박증 주민 집에서 나온 쓰레기.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저장강박증 주민 집에서 나온 쓰레기.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강박장애 질환을 앓는 20~30대 젊은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박장애는 불안감을 잠재우려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손에 세균이 산다는 생각에 하루에 수십 번씩 손을 씻는다거나 나중에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물건을 버리지 않고 모으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7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강박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3만152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28.3%(852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30대 20.6%(6220명)다. 20·30대 환자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10대 이하를 더하면 61.3% 수준이다. 반면 40대 16.1%(4865명), 50대(10.8%), 60대(7%) 등 나이가 많을수록 줄어든다. 성별로는 남성(1만7367명)이 여성(1만2785명)보다 많다.

강박장애는 4년 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인구 10만 명당 강박장애 질환 진료인원은 2015년 48.4명이었다. 2019년엔 58.7명으로 21.3% 증가했다. 자연히 관련 진료비용도 꾸준히 올랐다. 2019년 강박장애 질환 총진료비는 203억7000만원으로 2015년 138억7000만원에 견줘 46.9%나 오른 금액이다. 매년 10%가량 상승한다는 게 건보 설명이다. 1인당 진료비는 67만6000원(2019년 기준) 정도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대표적이다. 또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강박 증상이 악화하는 양상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강박장애 이미지. 사진 pxhere

강박장애 이미지. 사진 pxhere

이정석 건보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박장애는 보통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이때 치료를 받지 않고 악화되다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심해지자 20~30대에 병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20대는 막 청소년기를 벗어나 성인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해야 하는 시기”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학업 및 직장 생활에서의 어려움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도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박장애의 특별한 예방법은 알려진 게 없다.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치료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가 사용된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인지행동치료도 도움된다. 강박장애 질환은 방치하면 만성화돼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와 같은 기분장애가 동반될 수 있는 만큼 치료가 중요하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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