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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빛나는 우정이 빚어낸 잊지 못할 여름의 추억

중앙일보

입력

루카

감독 엔리코 카사로사 등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96분 개봉 6월 17일

멕시코 전통 명절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따스한 온기와 힐링을 선사한 ‘코코’. 태어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라며 모든 이에게 위로를 전했던 ‘소울’에 이어, 디즈니‧픽사 감성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할 작품 ‘루카’가 찾아왔습니다.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바다 밖 세상이 무섭고 두렵지만 호기심 많은 소년 루카.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와 함께 모험을 감행하지만,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아슬아슬하기만 하죠.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바닷속과 인간세상을 오가며 루카와 알베르토가 펼치는 힐링 어드벤처가 펼쳐집니다.

“‘루카’는 내 절친 알베르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주로 활동하는 수줍음 많고 소심한 아이였죠. 그러다 자유로운 알베르토를 만났고, 나에게 기존의 영역을 벗어나게 해주었죠.” 영화는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키워낸 유년 시절의 기억을 주목했어요. 이탈리아 작은 해변 마을의 여름이라는 시공간은 감독이 직접 보고 느낀 풍경과 감정, 그리고 성인이 된 후 다른 곳에서 살며 느꼈던 그리움으로 시작되어 주인공들이 인생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배경으로 완성되었죠.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하는 캐릭터와 스토리 역시 이탈리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감독의 경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름이면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가파른 해안을 따라 바다에 산이 솟아있는 해안의 마을들은 시간이 멈춘 듯했고, 어린 나는 항상 바다에서 작은 괴물들이 나오는 상상을 했죠.” 어린 시절 바라본 세상에서 출발한 상상력은 루카와 알베르토의 비밀 가득한 모험을 탄생시켰어요.

이번 여름,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로 직접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이 작품을 보는 걸 추천합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와 이국적인 음악을 비롯, 현지에서 맛보는 파스타와 시원한 젤라토까지 이탈리아 휴양지의 즐거움이 가득하거든요. 영화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리비에라 지역의 친퀘 테레(Cinque Terre)는 ‘다섯 개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해안 절벽으로 연결된 다섯 개의 해변 마을입니다.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골목을 따라 다양한 파스텔톤의 집들이 하늘을 향해 탑처럼 자리 잡고 있어,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죽기 전에 꼭 가야 할 세계 휴양지’로 손꼽히죠. 국내에서도 많은 여행객에게 인생 여행지로 언급되는데요. 제작진은 아름다운 해변 마을의 디테일을 담기 위해 배경과 음악, 캐릭터의 색감까지 섬세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죠. 처음 만난 물 밖 인간세상에서 스쿠터를 타고 이탈리아 해변 마을 골목골목을 누비는 루카를 따라가다 보면 직접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지도 몰라요.

영화를 보며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루카가 스쿠터에 오르는 것을 주저하자, 알베르토가 루카를 설득하는 장면입니다. “네 머릿속엔 브루노가 들어있어.” 알베르토는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단정 짓고 용기를 갖지 못하는 이유가 머릿속에 살고 있는 브루노 때문이라고 상상하죠. 그리고 루카가 브루노를 조용히 시키고 스쿠터에 함께 올라 지중해의 바다 내음과 공기를 만끽하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인간 세상에 대해서 알지 못해 두려움 가득한 루카는 알베르토의 말에 따라 주문을 외우죠. “닥쳐, 브루노!” 그러자 둘은 마법처럼 스쿠터에 몸을 싣고 찬란하게 빛나는 지중해 바다 위 푸른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알베르토와의 우정은 루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죠. 자신감이 커져서 날개를 펼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드는데요.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하는 비밀을 간직한 루카처럼, 우리 모두의 머릿속에는 ‘브루노’라는 존재가 살고 있을지도 몰라요. 영화는 ‘닥쳐, 브루노!’라는 마법의 주문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외치는 것이라고 전합니다. 여러분도 기존의 편안한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드는 우정의 마법 같은 힘을 느껴 본 적 있나요. 영화를 보고 나면 친구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이 다시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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