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사학연금 덮친 벚꽃엔딩···"정원미달 계속 땐 2044년 고갈"

중앙일보

입력 2021.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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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대 위기가 커지면서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도 정원 감축을 권고하기로 했다. 서울시내 한 대학교 강의실의 모습. 뉴스1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대 위기가 커지면서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도 정원 감축을 권고하기로 했다. 서울시내 한 대학교 강의실의 모습. 뉴스1

사립대 입학 정원 미달 사태가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이하 사학연금) 재정 악화로 이어져 6~8년 뒤 당해 적자가 발생하고 이르면 2044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20년에 걸쳐 보험료를 두 배로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학연금은 공무원연금과 달리 국고에서 적자를 메워주지 않기 때문에 당장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연금학회·인구학회·서울대 학술대회
조영태 교수, 신화연 박사 "사학연금 즉각 개혁 나서야"

한국연금학회·인구학회·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는 3일 '인구 오너스시대의 노후소득보장과 연금산업 발전 방향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 런던보건대학원 정명구 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화연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가 사학연금에 미치는 영향과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조 교수와 정 연구원은 '벚꽃 엔딩과 사학연금' 발표에서 2020년 사학연금의 장기재정 추계 결과를 공개했다. 가입자·소득·임금·물가 등의 변수를 중위(중립)로 잡을 경우 재정수지는 2029년 당해 적자로 돌아서고, 2049년 고갈되는 것으로 나왔다. 변수를 '비관적 중위'로 가정하면 2027년 적자 전환, 2044년 고갈로 나왔다. 중립적 중위가정 기준으로 5년 전 추계 때보다 적자 전환이 6년, 고갈은 2년 당겨졌다.

사학연금 재정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사학연금 재정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조영태 교수는 "지역 사립대 학생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감소하는 게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감소한다"며 "지난해 재정 추계는 벚꽃 엔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재정 고갈 시기가 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출산 때문에 벚꽃 엔딩이 거듭될수록(해가 지날수록) 학생 수 감소의 영향이 누적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학생 수 감소(등록금 수입 감소)→교원·교직원의 임금 동결·감소→사학연금 기여분 감소→재정 악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사학연금 재정 기여분 감소 누계액이 지난해 대비 2039년 3조2024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조 교수는 "'교수는 특권층'이라는 시각 때문에 사학연금 적자를 세금으로 메울 수도 없고, 기여금을 늘리고 급여를 줄이기도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런데도 서울의 교수들은 남의 일인 양 거의 신경을 안 쓴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기금이 남아있으니 걱정 없다고 하는데, 재정 악화를 염려해 연금 대신 일시금 수령이 줄을 이으면 어떡하겠느냐"며 "국민연금과 통폐합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국민연금의 평균 연금액이 93만원인데, 사학연금 사람들에게 300만원 지급하기 위해 그리하자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조 교수는 "사학연금 개혁 논의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올해 시작해서 내년에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학연금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사학연금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신화연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와 공적연금재정' 발제에서 "사학연금 급여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 유지할 경우 2040년대 재정 고갈 이후 2050년에 연금을 지급하려면 약 30%(현재 18%)의 보험료를 내야 하며 2090년에는 46.7%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재정 안정화에 나설 경우 2022~2042년 보험료를 18%에서 36.55%로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2년 일시에 올릴 경우 32.4%로 올려야 한다. 2090년 2년 치 연금 지급분을 적립하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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