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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만화로 가르쳐주마…전 펀드매니저의 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툰개미’ 김승대 작가. 내로라하는 운용사에서 본부장까지 지낸 뒤 현재는 전업 투자가다.

‘툰개미’ 김승대 작가. 내로라하는 운용사에서 본부장까지 지낸 뒤 현재는 전업 투자가다.

만화로 주식 공부를 할 수 있다면? ‘주린이’에겐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이다. 주식 투자 전문 만화로 인스타그램에 둥지를 튼 ‘툰개미(@instatoon_stock)’ 얘기다.

SNS ‘툰개미’로 인기 김승대씨 #“퇴사 뒤 잘 하고 원하는 것 해보자” #40대에 미술학원 등록, 2년 전 시작 #“주식은 노후 필수, 도박 아닌 공부”

툰개미는 만화를 뜻하는 카툰(cartoon)과,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합성어다. 테이퍼링(tapering,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를 조금씩 축소하는 것)과 같은 다소 낯선 용어부터 가치주와 성장주의 차이는 뭔지 등을 4~8컷의 만화로 간단명료하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컷.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컷.

이 만화를 그리는 이는 김승대씨다. 인스타그램 계정엔 ‘만화가가 꿈인 20년 차 금융인,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 운용사 펀드매니저’라고 돼 있다. 올해 고3 아들을 둔 아빠이자, 2000~2012년 유명 자산운용사에서 운용 본부장이었다. 이후 퇴사해 전업 투자자로 일하고 있다.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컷.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컷.

어떻게 만화를 그리게 됐을까. 그는 “퇴사를 하니 많은 것이 달라지더라”라며 “조직생활에서 필요한 인간관계에 쏟았던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대신 보람된 다른 일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때 생각난 게 어린 시절 꿈이었던 만화였다. 당장 미술학원에 등록해서 매일 과외를 받았다. 더 큰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그는 “제가 내일모레 쉰 살인데 지금 만화에 도전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며 “하지만 그릴수록 ‘내가 이걸 좋아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포토샵까지 배웠다. 그렇게 2019년 7월, 툰개미 인스타그램이 탄생했다. 그는 “내가 잘하는 것인 투자와 내가 원하는 것인 만화를 접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컷.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컷.

첫 업로드한 만화에 달렸던 ‘좋아요’는 20여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 코로나19에 주식 열풍이 불면서 ‘툰개미’는 급성장했다. 팔로워 수도 급속도로 늘었고, 다른 투자 전문 사이트에도 게재하기 시작했다. 올해 단행본도 나올 예정이다. 책을 마무리한 뒤엔 애니메이션에도 도전해 볼 예정이다. 그는 “아무래도 제가 펀드매니저 경험도 있고 주식부터 채권 경험도 있기에 지금 현안이 뭔지, 투자자에게 필요한 필수 지식은 뭔지를 잘 짚어낼 수 있어서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컷.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컷.

앞으로 주식시장은 어떨까. 그는 “노령화와 저출산이 구조화되는 건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결국은 돈을 푸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기에 화폐 가치의 하락은 정해진 수순”이라며 “주식 투자 등은 노후 대비를 위해 이젠 선택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은 도박이 아니라 공부”라며 “주식이 과거나 현재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다룬다는 점도 흥미로운 요소”라고 말했다. 주식을 잘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그의 답은 이랬다. “‘너 자신을 알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어느 정도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깨닫기 전엔 주식에 올인하거나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는 건 피해야 한다.”

글·사진=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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