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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열었더니 81%가 신규 고객…작가님 모시는 백화점

중앙일보

입력

백화점이야, 갤러리야…. 백화점이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백화점 갤러리는 사실 친숙한 장소다. 과거에는 백화점의 우아한 이미지를 위해 별도의 공간에서 작품을 전시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매장이 들어서야 할 쇼핑 공간에 화려하고 멋있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소비자의 발걸음을 이끄는 게 목표다. 이커머스 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응해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콘텐트로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미디어아트 전시회부터 예술 스타트업 상생 플랫폼 등 방식과 형태도 다양하다.

김포 전시회 열었더니 제주서 찾아왔다…3명 중 1명 구매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4일 본점 에비뉴엘관 9층에 800㎡(240여평) 규모, 최대 높이 6m에 달하는 대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그라운드시소 명동’을 열었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은 지난 4일 본점 에비뉴엘관 9층에 800㎡(240여평) 규모, 최대 높이 6m에 달하는 대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그라운드시소 명동’을 열었다. [사진 롯데쇼핑]

이색 테마 전시회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롯데백화점이 2019년 김포공항점에 아시아 최초로 전시관을 열었던 ‘쥬라기월드 특별전’을 방문한 전체 고객의 81%는 기존 롯데백화점을 이용하지 않았던 신규 고객이었다. 김포 지역에서 크게 벗어난 수도권 동남부를 비롯해 부산·제주 등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사람도 80%가 넘었다. 방문객 세 명 중 한 명은 구매로 이어졌다. 대다수는 식음료 매장을 함께 방문하거나 리빙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4일 본점 에비뉴엘관 9층에 800㎡(240여평) 규모, 최대 높이 6m에 달하는 대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그라운드시소 명동’을 열었다. 준비에만 1년여가 걸린 이곳은 전시 제작사 미디어앤아트가 기획한 극장형 미디어아트 전용 상영관이다. 70대 이상의 고성능 프로젝터와 멀티플렉스급 사운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해비턴트(HABITANT)와 협업해 제작한 ‘블루룸’을 전시했다. ‘각성으로의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푸른 빛이 전시장 가득 퍼지는 ‘푸른 빛의 만남’을 시작으로 8개의 챕터가 상영된다. 콘텐트는 6개월마다 새롭게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연간 20만명 이상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내엔 교외형 아웃렛 등에 7000㎡에 달하는 전시관을 열 예정이다.

‘전 세계 12점 한정판’ 팝업스토어도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보따리바캉스'. [사진 현대백화점]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보따리바캉스'. [사진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27일까지 강남점 11층 옥상정원과 신세계백화점 앱에서 ‘이머징 아티스트 위드 신세계’를 통해 국내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강남점 3층 ‘아트스페이스’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5층에 있는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8월 29일까지 ‘#보따리바캉스’ 전시를 진행한다. 그림책 작가 11명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북 그룹 ‘바캉스 프로젝트’가 옛이야기를 재해석해 내놓은 그림 작품 200여 점을 볼 수 있다. 가상현실을 통해 전세를 체험하는 ‘가상현실(VR) 미술관 투어’ 서비스와 비대면 체험 활동도 무료로 운영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에서 10일까지 리미티드 아트 오브제 브랜드 ‘핀즐’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핀즐’은 글로벌 예술 작가의 작품 저작권을 양도받아 전 세계에서 한 작품당 단 12점만 한정 생산해서 선보이는 온라인 갤러리다. 이번 팝업에선 풍자적인 표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작가 프란체스코 본조르니의 한정판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뒷면에 1부터 12까지 고유의 에디션 숫자가 적혀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도 어른만 찾는 구태의연한 곳이 아닌 젊은이가 인증샷 찍으러 오는 곳이라는 공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백화점의 수익 창출과는 상관이 없는 색다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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