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기다려 100만원 낸다, 요즘 직장인들 너도나도 '바프'

중앙일보

입력 2021.06.06 11:00

업데이트 2021.06.06 12:03

걸그룹 에프터스쿨 출신 배우 유이도 바디프로필에 도전했다. tvN 캡처

걸그룹 에프터스쿨 출신 배우 유이도 바디프로필에 도전했다. tvN 캡처

최소 6개월. 인기 있는 바디프로필 전문 사진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다. 직장인 서모(32)씨는 “몇몇 스튜디오는 여름에 예약하면 겨울이 돼야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대기가 길다”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활동에 제한이 생긴 상황을 ‘기회’로 삼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젊었을 때의 아름다운 신체를 사진으로 남겨 간직하려는 ‘바디프로필’에 더 많은 청춘이 도전하는 것이다.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게시글 189만개가 나온다. 주로 젊은 층이 바디프로필 준비 기간 운동하는 모습을 찍어 올리거나 바디프로필 촬영 결과물을 올리는 식이다.

“회식 없어 식단 조절 쉬웠다”

최근 많은 사람이 바디프로필에 도전하는 배경엔 코로나19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8년 차 헬스 트레이너 윤하녕(30)씨는 “코로나19로 제한되는 활동도 많고, ‘집콕’을 하다 보니 활동량이 줄어 살찐 사람이 많이 찾아온다”라며 “살을 빼는 김에 바디프로필을 목표로 도전하는 사람이 확실히 늘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나잇대가 많다”고 말했다.

4인 이상 모임 금지 등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직장인들의 회식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몸만들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5월 바디프로필을 촬영한 A(33)씨는 “회식이 없다 보니 과식할 일도 없고, 술도 끊을 수 있어서 식단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재택근무로 여가가 늘고 직업적 목표가 사라진 점도 바디프로필 촬영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지난 1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화이트짐 역삼점에서 회원들이 트레드밀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화이트짐 역삼점에서 회원들이 트레드밀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 묶인 2030, 여유 자금으로 투자  

바디프로필 도전자가 늘면서 관련 업계도 호황이다. 스튜디오 촬영 비용은 보통 콘셉트 2개에 30~4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이 든다고 한다. 직장인 B씨는 "바디프로필 열풍을 타고 전문 스튜디오도 우후죽순 생기고, 그만큼 단가도 내려갔다"면서도 "반면 유명한 곳은 예약이 몰리면서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더 완벽한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는 태닝 샵이나 왁싱샵도 바디프로필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강남역에 있는 한 태닝샵은 SNS에 바디프로필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로 상호를 달면 추첨을 통해 회원권과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체대 졸업생 장원석(27)씨는 “확실히 이전보다 주변 사람의 바디프로필 촬영 사례가 급증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기관리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서"라고 했다. 심모(37)씨는 “매년 해외로 여행을 2번 정도 갔는데, 코로나로 발이 묶이다 보니 남는 예산으로 PT(퍼스널 트레이닝)도 하고, 태닝 샵도 등록해 다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몸만들기와 다이어트는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윤하녕 트레이너는 “전문가가 옆에서 식단도 체계적으로 잡아 주고, 비교적 쉽게 다이어트하는 법과 같은 노하우 전수도 중요하다”며 “단순히 안 먹고 살을 빼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오히려 근육이 빠지고 탄력도 사라져 몸만들기에 실패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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