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100만명 살던 서라벌, 8세기 세계 4대 고대 도시

중앙일보

입력 2021.06.06 09:00

업데이트 2021.06.08 13:11

[더,오래] 류희림의 천년 신라 이야기(2)

KBS 기자, YTN워싱턴특파원, YTN사이언스TV 본부장, YTN 플러스 대표이사 등 30년이 넘는 기자 생활을 거친 신라 문화 지킴이다. 현재 경주엑스포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우리 민족의 기본이자 뿌리가 되는 역사에 대한 관심이 희미해지고 있는 시대에 천년을 잇는 신라와 서라벌의 이야기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의 길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황화,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이집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세계 4대문명이다. 반면, 고대 세계 4대 도시에 대한 이야기는 낯설다. 특히 그 4대 도시 가운데 우리나라의 역사 속 도시가 있다는 것은 더욱 생소하다.

8세기 세계 4대 도시는 바로 로마의 콘스탄티노플과 중국 장안, 이슬람제국 바그다드. 그리고 신라의 서라벌이다. 당시 서라벌의 위용은 대단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이다.

신라는 기원전 57년부터 935년까지 992년간 존속한 나라다. 1대 왕인 혁거세로부터 경순왕까지 56명의 왕이 서라벌을 수도로 삼아 왕조를 이었다. 천년 역사를 한자리에서 변함없이 지켜낸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도시. 그곳이 바로 서라벌이다.

8세기 신라의 서라벌은 세계 4대 도시로 그 위용이 대단했다. 천년 역사를 한자리에서 변함없이 지켜낸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도시이다. [사진 pixabay]

8세기 신라의 서라벌은 세계 4대 도시로 그 위용이 대단했다. 천년 역사를 한자리에서 변함없이 지켜낸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도시이다. [사진 pixabay]

삼국유사에 따르면 서라벌에는 17만8936호가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가구당 5~6명이 살았다고 가정하면 전성기 신라의 왕경엔 90만~100만 명에 이르는 사람이 생활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광역시를 제외한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가 수원시, 고양시, 용인시, 창원시 정도에 불과하니 당시 서라벌의 규모가 새삼 대단하다. 말 그대로 세계적인 메트로폴리탄인 것이다.

주목할 점은 좁은 서라벌에 많은 시민이 모여 살 수 있었던 환경이다. 여러 가지 기록과 발굴되는 유적을 바탕으로 환경을 추정해볼 수 있다. 왕궁인 월성을 중심으로 남과 북으로 이어진 너비 23m의 주작대로가 위치해있고, 왕경 전체에는 격자식 도로가 형성된 계획도시였음이 증명되고 있다. 1300년이 지난 지금과 다르지 않은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삼국유사에서는 서라벌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기도 했다. ‘탑탑안행(塔塔雁行, 기러기가 줄지어 날아가는 것처럼 탑들이 많다)’, ‘사사성장(寺寺星張, 절은 밤하늘의 은하수 같이 가득하다)’, ‘금입택(金入宅, 금으로 집 전체를 입혔다)’….

경주타워 전망층에서 펼쳐지는 8세기 서라벌의 모습을 구현한 영상전시 '신라천년, 미래천년' 콘텐츠의 모습. [사진 경주타워]

경주타워 전망층에서 펼쳐지는 8세기 서라벌의 모습을 구현한 영상전시 '신라천년, 미래천년' 콘텐츠의 모습. [사진 경주타워]

황금의 도시라고도 불렸던, 찬란하고 화려한 불교도시 서라벌의 모습을 그대로 증명하는 묘사다. 또 우물과 숯을 사용한 가마터가 대규모로 발견되는 등 신라인의 생활문화 수준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금 경주에서는 앞에 나열한 화려한 서라벌의 모습을 현실감 넘치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경주엑스포대공원 경주타워 내에 위치한 ‘신라 왕경도’다.

경주엑스포공원을 방문한 관람객이 경주타워 전망 1층에서 재단장으로 새로워진 '신라왕경도 모형'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경주타워]

경주엑스포공원을 방문한 관람객이 경주타워 전망 1층에서 재단장으로 새로워진 '신라왕경도 모형'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경주타워]

‘신라 왕경도’는 서라벌의 모습을 문화인류학 및 미술사 석학들의 고증을 통해 복원한 ‘디오라마(Diorama)’이다. 서라벌 중에서도 월성 주변을 실제 크기의 5000분의 1로 축소한 지름 9m 크기의 우리나라 최대 규모다.

산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두지 않아 도심에 쓴 왕릉, 아시아 최고의 기상관측대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 등 천년 고도 서라벌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고증 자료이자, 훌륭한 관광자원을 꼭 한번 만나 볼 것을 추천한다.

경주엑스포대공원 사무총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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