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햄버거에 귀뚜라미 넣어 먹는 호주…세계의 곤충요리

중앙일보

입력 2021.06.05 12:00

[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47) 

요즘 장마철도 아닌데 비도 많이 오고 환경문제로 인한 기상 이변 현상은 이제 남의 일 같지 않다. 올해는 어떤 기록적인 기상현상이 일어날지 두렵기도 하다.

이상기후가 오면 바로 식재료값이 오른다. 푸른 채소나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AI나 구제역과 같은 전염병으로 육류 축산물의 유통도 제한을 받게 된다.

우리의 미래 식량은 어떤 모습이 될까? 가끔 SF영화를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 보게 된다. 다양한 식사 대용제품이 등장하기도 하고 알약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기상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에서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바로 검은 양갱같이 생긴 단백질 블록을 먹기 위해 몸싸움을 하는 사람들과 그 단백질 블록이 바퀴벌레를 갈아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안 사람들의 구역질하는 장면이다.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은 영화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음식이지만 사실 벌레나 곤충은 미래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식재료이다. 우리나라에서 번데기를 먹는 것처럼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곤충을 식량으로 먹어왔고, 세계적으로도 곤충이나 벌레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사막의 캐비어’ 멕시코의 에스카몰

개미 유충으로 만든 에스카몰. [사진 MCGau on Wikimedia Commons]

개미 유충으로 만든 에스카몰. [사진 MCGau on Wikimedia Commons]

‘사막의 캐비어’로 알려진 에스카몰은 개미 유충으로 구성된 특이한 멕시코 음식이다. 리오메토푸마피쿨라툼, 벨벳나무개미, 방귀개미를 뜻하는 라호르미그페도라 개미의 유충으로 만든 에스카몰은 보통 버터, 양파, 칠리와 함께 튀겨낸다.

이 요리는 아즈텍인에게 별미로 여겨졌고, 고위층이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지금도 고가인 이 음식은 타코, 오믈렛, 또띠아, 과카몰리와 함께 곁들여 먹기도 한다.

벌의 유충을 넣어 지은 밥 일본의 헤보메시

말벌 또는 꿀벌유충을 볶거나 넣어 지은 밥 일본의 헤보메시. [사진 pxhere]

말벌 또는 꿀벌유충을 볶거나 넣어 지은 밥 일본의 헤보메시. [사진 pxhere]

일본 중부 아이치현의 향토 음식인 ‘헤보메시’는 말벌 또는 꿀벌유충을 볶거나 넣어 지은 밥이다. 헤보는 일본 지역에 서식하는 벌의 애벌레이다. 헤보메쉬는 벌집에서 핀셋으로 애벌레를 뽑아 채취하여 쌀과 함께 밥을 짓는다. 벌집에서 애벌레를 채취하는 시기는 주로 풀을 베는 계절인 7월과 8월이다. 작은 벌통을 상자 안에 넣어 집 밖 지붕 밑에 두었다가 간장과 설탕에 끓인다. 보기에는 징그럽지만 예로부터 일본에서는 고단백, 고칼로리 요리로 알려져 왔고, 매우 고가의 가격에 판매된다.

짐바브웨 ‘모판벌레’로 만든 스프

짐바브웨에서 요리 재료로 쓰이는 모판 벌레. [사진 JackyR on Wikimedia Commons]

짐바브웨에서 요리 재료로 쓰이는 모판 벌레. [사진 JackyR on Wikimedia Commons]

아시아의 많은 나라가 대체 단백질 공급원으로 곤충이나 벌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짐바브웨에선 모판나무에 서식하는 모판벌레는 색이 알록달록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맛도 좋은 애벌레여서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를 해 먹고 있다.

먼저 모판 벌레를 모아 체내에 내장과 액체를 꼭 짜내고 남은 껍질을 햇볕에 말려 납작하고 건조한 상태로 요리한다. 훈제하여 소스에 첨가하거나 바삭바삭한 칩으로 먹거나 수프나 스튜를 만들 때 고기 대용으로도 사용한다.

콜롬비아의 호르미가 쿨로나

호르미가 쿨로나는 개미의 일종으로 콜롬비아 산탄데르주의 특이한 별미다. 원래 원주민들이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수집해 즐겨 먹곤 했는데, 둥지에서 개미를 모으는 데만 반나절 이상 걸린다고 한다. 주로 튀기거나 볶아서 땅콩과 같은 간식으로 먹는다. 장마철인 4월과 5월 사이에 암컷들이 짝짓기를 위해 둥지 밖을 나가고 개미집에는 알이 수북이 쌓여 있다고 한다. 이 수북이 쌓인 개미 알은 다산의 상징으로 암컷 개미로 만든 호르미가 쿨로나 요리는 인기가 있는 결혼 선물이다.

알루미늄 항아리에 넉넉한 양의 소금을 넣고 튀기거나 구워 만드는데, 이때 개미의 쓴맛을 피하기 위해 산 채로 요리한다. 튀기기 전에 개미의 날개와 다리를 없애고, 검붉은 갈색의 바삭바삭한 몸에선 특이한 향기가 난다. 현지인들은 눅눅하고 기름진 호르미가 쿨로나 튀김보다는 바삭한 식감의 구운 개미요리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우간다 메뚜기 요리 엔세넨

맛과 영양이 풍부한 우간다의 별미 메뚜기 요리. [사진 유튜브 Eating The African Way]

맛과 영양이 풍부한 우간다의 별미 메뚜기 요리. [사진 유튜브 Eating The African Way]

우간다에서는 메뚜기 튀김 요리를 즐겨 먹는다. 메뚜기를 손질해 씻은 다음 기름 없이 센 불에 볶아 소금으로 간을 한 요리다. 메뚜기에 함유된 지방 성분으로 고소한 맛을 낸다. 메뚜기는 보통 11월에 잡히는데, 단백질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와 지방질을 함유하고 있어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케냐와 르완다,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에서도 즐겨 먹는다. 전통적으로 우간다에서는 어린이와 여성가 엔세넨을 수집한다.

여성은 메뚜기 채취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만 메뚜기를 먹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메뚜기를 먹으면 메뚜기처럼 머리가 크고 변형된 기형아를 낳는다는 미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에게 더 인기 있는 요리가 되었다.

‘하늘의 새우’ 호주의 귀뚜라미 요리

곤충을 식량으로 사용하기에 가장 어려운 점은 먹는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다. 뭔가 징그러운 것이 몸속에 들어간 다는 것이 몸서리쳐진다. 인디언은 오래전부터 귀뚜라미를 간식으로 먹다가 새우를 처음 보고는 ‘바다의 귀뚜라미’라고 불렀다. 호주에서는 귀뚜라미를 ‘하늘의 새우’라고 부르며 거부감을 없앨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햄버거, 피자 등 다양한 요리에 귀뚜라미를 넣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하고 귀뚜라미의 영양분을 추출해 다른 요리에 넣어 먹기도 한다.

조금은 혐오스럽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은 맛에 거부감이 들기는 하지만 곤충을 식재료로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면 어떨까? 미래의 식재료라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연구하고 준비하면 설국열차의 시커먼 단백질바가 아닌 다양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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