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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윤석열·최재형·김동연…침묵이 금 아니라 시간이 금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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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욱 정치팀장의 픽: 윤석열,최재형,김동연

최근 들어 가장 화끈한 인터뷰를 지난달 26일에 들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돌직구를 던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공부해서 대통령 한다면 시험 봐서 뽑지 왜 선거 하나. 지금 들어앉아 공부한다? 저명인사, 전문가들 찾아다닌다? 진짜 대통령 할 생각이 있으면 현장에 가야지. 집 안에 들어앉아 공부하고, 믿는 사람(만) 찾아다녀 말 듣고,가끔 언론에 얼굴 내밀고 이렇게는 대통령 안된다."

다음 타깃은 최재형 감사원장. "나는 안한다든지, 감사원장이니까 끝까지 공직에 충실한다든지, 임기를 채운다든지, 딱 부러지게 얘기를 안하고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그럼 (언젠가)말할 단계가 있다는 뜻 아니냐. 이러니 팬클럽도 생기고 하는 모양인데 지도자는 처신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진퇴가 분명해야 하고 소신이 분명해야지 우물우물 눈치보고 여론 보면 이 어려운 시대에 대통령이 안 된다."

왼쪽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중앙포토

왼쪽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중앙포토

 잠행을 이어가며 자신이 필요한 때에만 일정과 동선을 일방적으로 흘리는 윤석열식 메시지 전달방식을 이 고문은 통렬하게 비판했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해 (제 입장을)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답변한 최 원장도 이 고문의 강펀치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 고문의 먹잇감이 된 두 사람외에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장을 지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세 사람은 ‘장외 대선주자 삼총사’로 불린다. 제도권 밖, 그야말로 황야의 삼총사다.

윤 전 총장은 모두가 알다시피 범 야권 대선 주자들 중 지지율 선두다. 월성 1호기 감사로 뚝심을 보여준 ‘미담 제조기’ 최 원장은 "출마만 결심하면 보수 진영 최고의 후보가 될 것"이라며 ‘윤석열의 대안’으로 꼽는 열혈 팬들이 많다.  '흙수저 신화'의 주인공인  김 전 총리는 여당과 야당 모두에게서 '경제 대통령 후보'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런데 세 명 모두 자신의 정치적 구상이나 향후 행보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말을 안하는 걸까, 아니면 못하는 걸까. 이미 대선 출마를 결심한 듯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에 따른 득실 계산이 가장 고민일 것이다. 입당할 경우 중도층의 지지 철회가 우려되지만, 혈혈단신으로는 여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아내기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입당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변칙적인 자기 홍보에 지쳐가는 사람들도 많다. 어둠속에서 점수만 챙기겠다는 행보를 계속하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현직 감사원장인 최 원장의 입장은 미묘할 수 밖에 없다. 본인은 정치와 거리를 두는 듯 한데 주변에서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올곧은 그의 성품을 믿지만 이재오 고문의 말처럼 우물우물 시간만 보낸다면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여야가 서로 "우리 편"을 외치는 참 특이한 존재다. 능력이 있으니 몸값이 치솟겠지만,정치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치면서도 가능성 자체는 닫지 않는 그의 태도도 이런 기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지루하게 느껴지는 건 필자뿐일까. 침묵속 세 사람은 언제쯤 속 마음을 털어놓을까. 예상대로 윤 전 총장이 1번타자일까.

서승욱 정치팀장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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