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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앞 특전사들 경호 의리…울산 뭉클하게 한 박군의 말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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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내셔널팀장의 픽: 울산 홍보대사 된 가수 박군

엿새 전인 지난달 31일 오전. 조용하던 울산 울주군 언양읍내가 시끌벅적해졌습니다. 울산 출신 트로트 가수인 박군(36)이 어릴적 일했던 중국집을 찾은 겁니다. ‘한잔해’로 데뷔한 박군은 TV 예능 ‘미운우리새끼’와 ‘강철부대’ 등에 출연해 인기몰이 중입니다.

중국집 앞에 도착한 박군이 차에서 내리자 작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20여 명의 팬들이 “사인을 해달라”며 달려든 겁니다. 이때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군복을 입은 건장한 남성 4명이 박군 주위로 늘어선 겁니다. 선글라스를 낀 중년의 남성들은 중국집으로 향하는 박군이 지나갈 길을 열기도 했습니다.

이날 경호작전을 펼친 남성들은 특전사로 복무한 남성들로 파악됐습니다. 특전사 출신인 박군이 울산에 온다는 말에 에스코트를 자처하고 나선 겁니다. 이들은 이날 송철호 울산시장으로부터 홍보대사 임명장을 받을 때부터 박군 곁을 지켰습니다. 박군은 고교 졸업 후 직업군인인 특전사로 15년을 복무한 뒤 가수가 됐다고 합니다.

이날 공개된 박군의 유년시절은 팬들을 더욱 뭉클하게 했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때부터 중국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일입니다. 그는 식사 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곳은 제가 15살 때부터 6년 동안 일했던 곳”이라고 했습니다. 박군의 어머니는 그가 15살 때 암 판정을 받았고 22살 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박군은 “제 유년시절이 참 어려웠다”며 “힘든 상황에서 주위 분들로부터 따뜻한 배려와 사랑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울산대공원에서 울산 출신의 트로트 가수 박군이 울산시 홍보대사 위촉식이 끝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31일 오전 울산대공원에서 울산 출신의 트로트 가수 박군이 울산시 홍보대사 위촉식이 끝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박군의 평소 성품은 동네 주민들의 칭송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전교 회장을 맡을 정도로 성실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박군 또한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는 졸업하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그가 언양읍내를 떠난 후로도 팬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고 합니다. “작금의 인기는 둘째치고라도 박군의 성장기 얘기에 애잔함을 느꼈다”는 것이지요. 사실 스타가 된 후 어려웠던 과거를 떳떳하게 밝히는 경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요즘입니다.

박군이 울산을 떠나면서 남긴 말도 울림을 줍니다. “저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소년 가장과 대화를 나누고, 기부도 하고 싶다”는 말입니다. 그는 특전사로 근무할 때도 월급 중 2만원을 매달 기부했다고 합니다. 성인이 돼서도 어릴적 어려움을 잊지 않은 것입니다.

박군은 향후 2년간 울산시 홍보대사로 활동한답니다. 국내·외 여러 무대와 홍보활동을 통해 울산을 알리는 역할입니다. 그는 “열심히 울산을 홍보해 받은 사랑을 꼭 돌려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합니다.

최경호 내셔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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